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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film Jan 13. 2020

Wendy, Go Forward!

영화 <스탠바이 웬디>, 용기있는 행동이 가져다주는 변화

새해엔 이 영화로 마음 근육을 키워볼까? 

이런 마음으로 이 영화를 택한 건 아니지만, 어쩐지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 한걸음 더 발걸음을 옮긴 여정에 마음이 끌려 이 영화를 보고 싶어졌다.


지금 나에게도 스타트렉 시나리오 공모전처럼 뭔가 목적을 향해 달려가야 할 방향성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브런치 글도 뜸했고 가끔 블로그에 일상을 올리는 정도였다.    


이 영화는 웬디가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고 용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서 가져다준 변화들에 대해서 잘 보여주는 영화다. 원제목은 please, stand by 이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go forward 인 셈이다.

하지만 그녀가 발작 증세가 올 것 같으면 센터장님이건, 웬디 혼자서 하는 말이 <stand by, Wendy> 이기도 하다. 그대로 있어 라는 말 보다는 <침착해> 라는 번역이 더 맞는것 같다.

침착하게,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난관을 하나씩 하나씩 헤쳐나갔다고도 볼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에도 훈련이 필요한 웬디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자폐증 소녀로 나오지만, 우리의 생활 모습과 크게 다르진 않다.

그런 웬디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스타트렉을 보는시간! 스타트렉의 대사 하나하나, 스토리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는 덕후중의 덕후다.

그런 웬디에게 스타트렉 시나리오 공모전이 눈에 띄었고, 웬디는 열심히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시나리오 작가로 매력적으로 느꼈던 점은 보통의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특징을 가져서 시나리오는 작가의 세계관이 분명할수록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점에서 웬디에게는 더없이 좋은 작업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괜찮아 질거야, 스탠바이  / '저쪽 세계로 통하는 문' 뭔가 상징적인 두 대사 


웬디에게는 언니가 있다. 언니는 가정을 이루어 웬디는 조카도 있지만, 언니는 웬디가 발작 증세를 보일까봐 조카를 보여주지 않는다. 웬디를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언니도 이해가 가고,

이제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웬디도 이해가 갔다.

웬디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직접 전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언니에게도, 센터장님에게도, 센터장의 아들(또래 친구) 에게도 웬디 자신의 모습 그대로로 인정 받는다.


나 또한 영화를 보면서 스타트렉의 내용을 알지 못해 웬디의 세계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는데,

센터장의 아들은 웬디를 스타트렉을 통해 이해하였다.

바로 스타트렉 캐릭터의 특징이 감정 처리를 힘들어한다는 것.

웬디 또한 자폐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서툴고, 감정 처리를 힘들어해서 발작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웬디이기에 가장 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센터장처럼, 센터장의 아들처럼 웬디를 '장애가 있는 존재'가 아닌 다른 면들을 더 많이 바라봐주고 이해해주려고 지지해준다면 얼마든지 웬디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감정 신이 있다. 주인공이 슬프거나, 그리워하거나, 기쁘거나 설레거나.

하지만 이 영화에서 웬디는 무슨 감정인지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벽에 조카 사진을 붙여놓고 가만히 응시하는 신에서는 그냥 규칙적인 생활처럼 편지가 오니까 붙이는 건가 싶었는데 사실은 조카를 매우 예뻐하고 좋은 이모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었던 것이다. 

그 마음을 알고 있던 언니는 드디어 언니의 집으로 조카인 루비를 보러 오라고 초대한다. 

"Ruby wants to meet you"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 ) 

웬디는 이제 월화수목금 규칙적으로 입는 스웨터를 입지 않는다.

웬디는 이전의 생활보다 더 나아진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해나갔다.

그런 웬디를 보면서 나 또한 나만의 '스타트렉 시나리오 공모전' 과같은 삶의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천천히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브런치에 오랜만에 남긴다.


모두 마음 근육이 튼튼한 2020년을 잘 만들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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