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다는 것

by 김상원

나는 길을 걷을 때 종종 다른 사람들을 관찰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함께 있는 존재들이 만드는 분위기에 주의를 기울인다.


오가는 길에 자주 만나는 이웃이 있다. 거동이 다소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와 그분의 산책을 돕는 가족들이다. 아들, 손자, 또는 할머니로 보이는 분들이 할아버지의 손을 이끌며 걸으면 할아버지는 조금씩 발을 내딛는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산책을 보조하는 가족들은 늘 한두 걸음 앞서 있고 앞을 바라보고 있다. 그에 반해, 할아버지는 뒤에 쳐져서 짐짓 끌려가는 듯한 모양새다. 가족과 할아버지가 손을 맞잡고 걷고 있지만, 왠지 섞이지 않는 모습이다.


또 다른 경우는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이웃들이다. 산책이라 부르지만, 많은 경우 반려견이 힘차게 앞서 가고 주인은 뒤에서 끌려가는 형국이다. 역시나 함께 있지만 뭔가 균형이 흔들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진정으로 함께 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흔치 않은가 보다 하고.


이런 점에서 내 기억 속에 잊히지 않는 두 사람이 있다. 미국에 살던 당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위해 동네 초등학교의 체육관에 갔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었고, 자연스레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눈길이 갔다.


그러던 중 멀리 두 사람이 함께 걷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고령의 할아버지와 그분을 부축하고 있는 손자뻘의 젊은이였다. 두 사람은 남루한 차림새였고, 젊은이는 지능이 다소 낮은 듯한 외모였다. 이런 외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천천히 함께 걷는 모습은 진정으로 하나 되는 두 사람을 보여주었다.


이 광경은 내 마음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며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해 주었다. 나도 누군가와 이렇게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과 더불어.

매거진의 이전글오늘 하루를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