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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Aug 22. 2024

개학이 좋아 싫어.

답정너

선생님들이 미칠 때쯤 방학을 하고 

엄마들이 미칠 때쯤 개학을 한다는 말이 있다. 

개학은 어쩌다 이슈가 되었나. 


가장 큰 이유는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준비) 일 것이다. 

삼시세끼 식사를 준비한다는 것이 주부(각 가정에서 주부역할을 맡은 이)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매번 장을 봐서 새로운 음식을 할 수도 없고, 늘 먹던 반찬만 먹는다면 지겨울 것 같고.

그러다 육류 고기 잔치를 벌여 보자가 되면 안심이 되다가도 채소를 많이 못 먹었네 라는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자녀가 있는 집은 길어봤자 일주일 정도로 쌈박하게 보낼 수 있지만 초등학생이거나 대안학교 혹은 국제학교라면 사정이 다르다. 해서 부모들의 한 달 살기나 여행, 각종 학원이나 도서관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시스템을 이용하여 긴긴 방학을 보낸다. 여름 방학은 그나마 짧고, 수영장, 워터파크, 바다, 계곡 등으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나 겨울 방학은 캠프라도 보내야 돌밥 신세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이중적이라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좋다가도

언제 끝나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나 싶은 마음에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다. 


좋은 점도 있다. 

무엇보다도 시간을 여유 있게 느낄 수 있다는 점.

직장을 다니든 사업을 하든 전업부모 등 바쁘기는 하지만 아이들 마음도 그렇고 조금은 쉬어가며 지낼 수 있다. 매일매일 도시락을 싸서 놓고 다니는 친군 너도 직장맘이면 이렇게 도시락 릴레이를 펼칠 거라며 말을 하지만 사실 그 시간도 몇 년 남지 않았다.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입맛에 안 맞으면 혼자 알아서 라면도 끓여 먹는다. 몸이 고돼도 어찌 보면 이렇게 부대끼며 사는 시간이 천국일 수 있다. 그때가 그래도 좋았어라고 말하는 시간이 곧 오게 된다. 늦잠 자는 아이를 보며 등짝 스매싱을 하고 싶다가도 더운 날 열심히 학원으로 시간 맞춰 가는 뒷모습을 보면 대견하고, 무탈하고 건강하게 있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함께 시간을 쪼개어 어디든 놀러 갈 수 있는 시간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다. 


시간이 흘러 개학은 어김없이 왔고 고요한 아침 시간이 다가왔다. 

잔뜩 긴장을 하고 아이들은 학교로 향했다.

아무도 없을 때 청소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일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개학은 개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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