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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상형 월드컵

사랑해요, 책들의 세상.

by 마음돌봄
책 이상형이라니 설렌다.

사브작 북클럽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목록을 보고 정리해 보았다.

지금까지 총 64권이라고 하는데...

이번 6월에 읽을 책까지 해서 왜 내 눈엔 53권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진행해 보았다.

위의 순위는 철저히 '이상형'이라는 말에 집중했음을 밝히는 바이다.



<공동 5위 : 순례주택 &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의 보고서>

청소년 소설을 잘 읽지 않는 나에겐 북클럽에서 얻은 큰 수확이라면 청소년 소설이라는 분야를 읽게 된 것이다. 유명한 작가도 잘 몰랐고, 굳이 찾아 읽지 않았다. 덕분에 오랜 세월 좋은 책들을 놓치고 살았던 거다.

위의 두 책은 청소년 소설이 재미있다는 것, 마음에 느낌표를 충분히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다른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요즘 아이들이 이렇다고? 내 아들도 그런다고? 이거 그냥 소설 아니야? 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위 두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청소년 소설이라면 얼마든지 읽고 싶고, 역시나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작가의 필력이 부럽다는 것이다.



< 공동 4위 : 듄 1 & 수확자 & 화씨 451>

세 작품이 나란히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만히 고르고 보니 이건 완전히 개인의 취향이다.

방대한 세계관, 그에 따른 작가의 필력과 작품을 위해 연구한 시간과 무수한 자료들.

인간의 내면의 어느 한 지점을 파고드는 화두까지 충분히 매력적이다.

디스토피아, SF 취향인 나를 발견한 지점이다.

과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치부하던 날들도 있었으나 현재는 이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더 많은 SF 작품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 물결은 필립 K. 딕이나 테드 창에 이르렀고 여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볼 참이다. 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건 신 외에 작가가 유일무이한 것 같다.(인간의 탄생과 출산은 번외로 하겠다) 내면세계에 집중해 보자. 인간의 감정과 정서에 몰입해 보자. 결국 그 끝은 어디일지.



<3위 : 베테랑의 공부>

이 작품은 소설이 아닌 동시통역사 임종령 님의 자서전적 글이다.

영어에 대한 막연한 로망과 희망을 품었던 사람으로서 그녀의 배경과 경력도 존경스러울 뿐 아니라 '일'에 대한 생각까지 정립할 수 있는, 배울 점이 많은 인생 선배의 글이다.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책임감, 일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게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 비판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하는 철저함과 준비성까지 나를 돌아보게 하는 감사한 선생님이다.

영어를 잘하는 모습도 늘 선망의 대상이다.



<2위 : 모스크바의 신사>

단연코 이 사람은 '신사'다.

작은 곳에서 큰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품위와 나다움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유머와 자존감으로 고귀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다.

완벽한 육각형 인간이다.



<1위 : 인간이 그리는 무늬>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인문학이라고 했던가.

결국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알고, 나답게 살고 싶은 인간.

데미안이 그토록 외쳤던 그저 나로 살고 싶은 인간.

결국 내가 되고 싶은 인간이란, 누리고 싶은 삶이라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대로 살고 싶은 삶이리라.

나의 무늬를 내가 스스로 그리고 싶기 때문이리라.



<번외 편 - 그리스인 조르바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자전거 못 타는 아이>

사브작과 함께 읽고 이야기한 모든 책이 좋았지만 세 편이 번외에 속해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사람은 없었다.

그 문장들이 마음속에 남아있다.

조르바는 피라미드 안에 속해 있기보다는 밖에서 자유롭게 있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휴남동 서점은 다시 소설을 읽게 한 책이다.

육아서와 자기 계발서, 아이들 책만 읽다가 이 책을 읽었을 때 한국의 소설이 많이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서점은 늘 옳다.


장 자크 상폐의 자전거 못 타는 아이는 연필을 쉽게 그린듯한 그림과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이런 작품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더 몽글몽글 해질 것이다.



결론

멋지고 싶고, 폼나고 싶고, 유식하고 싶고, 잘 나가고 싶고, 획기적으로 사고하고 싶고

나답게 살고 싶은 인간의 '책 이상형 월드컵'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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