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같아 숨통 트이는 봄.
봄을 탄 적이 없는 나로서는 지금 또 봄이 온다고, 뭐 딱히 즐거울 일도 없는 생이지.
세상 모든 만물이 냉동실에 들어있다 해동되는 계절, 딱 그 정도 그림.
그래서일까. 해동되어 흐믈흐믈. 여기저기 흐드러진 꽃봉오리 수만큼이나 내 마음은 너저분하다.
무엇, 새로운 무엇도 설레어지지 않는 마음임을 매일매일 확인하는 것이 고문인 것을 아는 이, 어디 있을까.
작은 꽃나무들 팔다리 사이 피어나는 꽃눈으로 생이 또 시작된다는 것에 놀란 첫 해이면서도, 또 새로운 해의 시작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반갑지 못한 해.
억척스러운 밀어 부침 같아 부담스러운 해.
다들 그냥, 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때로 돌아가 주면 안 되나? 숨 쉬기만 하고 살게, 코로나, 입으로나.
이런 주문을 외는 내 정신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아 보여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면?
그 마음 아는 이, 또 어디 있을까. 정말 있을까. 만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