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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Jul 29. 2022

공간을 가득 메운 햇빛, 보이지 않는 희망 속의 유영.

영화 <비상선언> 시사회 리뷰


당연하게 내뱉는 무례한 말로 점철된 한 남자의 시선은 어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목적지를 정해두고 있지 않았던 남자는 우연한 기회로 목적지를 정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표정과 속삭이듯 들리지 않는 말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그렇게 그 남자가 탑승한 비행기가 떠나고 지상의 인호는 인터넷에 올라온 비행기 테러 예고 영상을 보게 된다. 비행기 테러 예고 영상이 사실로 밝혀지며 지상은 혼란에 빠지고 그 혼란은 뒤늦게 비행기에 전달된다. 비행기에 탄 모든 이들이 무사 귀환할 수 있을까.    

 


각자의 들뜬 기분으로 가득했던 비행기가 순식간에 두려움에 둘러싸이며 ‘비상 상황’에 놓이며 펼쳐지는 두려움은 상영시간 내내 펼쳐진다. 감염병 테러가 가장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며 지금 겪고 있는 공포를 관객에게도 전달하여 영화를 볼 때, 관객 중 한 명이 기침하는 순간 누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 영화관에도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그 공포를 커지게 만든다. 늘 그렇듯 위기는 대처할 새도 없이 갑작스레 찾아오기 마련이니. 그렇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사람의 감정과 입장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보여주고 나의 상황이라면 어떨지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에서 제공하는 체험적 요소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처음 펼쳐내는 항공 재난 영화의 웅장함에 압도됨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다만 흔히 볼 수 있는 신파의 뻔함과 흐리게 남겨진 제목이 아쉽게 느껴진다.   


  


상공과 지상을 번갈아 비추며 상황의 긴박함을 긴장감 있게 다룬다.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비행기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실시간으로 지켜봐야만 하는 지상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극에 치달으며 비행기에는 햇빛이 가득하지만, 희망을 앗아가 버린 듯 그림자로 가득하다. 그곳의 상황을 전해주듯 지상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이 씁쓸한 현실은 여러 의견의 충돌로 더욱 극대화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재난을 통해 인간의 두려운 모습을 투영한 본모습이 다소 이기적으로 느껴지지만 그중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인간성은 인간에 의해 비상(非常)하고 인간에 의해 비상(飛上) 할 수밖에 없나 보다.   

  

*비상(非常) 긴급사태 / 비상 (飛上)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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