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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Nov 18. 2022

이들의 주방이 뜨겁게 끓어오르는 이유.

영화 <보일링 포인트> 리뷰


우리가 즐기는 이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왔을까. 하나의 메뉴 그리고 음식은 주방에서 만들어져 서빙하는 직원을 거쳐 손님에게 제공된다. 영화 '보일링 포인트'에서 이 사소하면서 복잡한 과정을 매우 가까운 위치에서 관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끓어오르는 치열함이 영화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주목하여 보면 좋을 듯하다. 실제로 있는 레스토랑  'jones & sons' 안에서 실감 나는 주방의 모습을 90분 동안 원테이크로 찍어 담아냈다고 하니 더욱 실감 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키친 스릴러, '보일링 포인트'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레스토랑은 식사 준비로 분주하다. 그 속 총괄 셰프 앤디는 오늘 하루도 무탈하기를 바라지만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상황의 연속으로 착잡하기만 하다. 불편한 사람의 방문, 연이은 실수로 인한 감점과 직원들 간의 갈등, 심지어 무례한 손님으로 이 레스토랑에 있는 직원들의 불만이 점차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이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과연 오늘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해내야만 한다.



주방은 셰프가 중심이지만 그 모든 것들은 셰프의 전유물이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지시하고 홀과 연결되는 것을 관리하며 레스토랑의 주방을 책임져야 한다. 그 말은 즉슨, 중심을 잘 잡지 못하면 주변 또한 무너지는 것이다. 그 모든 것에 가게의 운명이 달렸기에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의 연속으로 인해 이 공간의 부글거리는 끓는점을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까지 맞이하게 된다. 역동성 안에 잘 숨겨왔던 불안감은 끓어 넘치는 것들로 인해 끓어 넘치고 중심으로 주변으로 그리고 다시 중심으로 돌아온다.



영화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했던 앤디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궁금했고 그 사소함이 모두 담겨있는 주방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다. 중간중간에 느꼈던 따스함은 곤란한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실어주었으며 그럼에도 나아갈 수밖에 없는 삶의 모습을 담아낸다. 끓어 넘쳐도 다음 요리를 위해 끊임없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굵직하지 않은 이야기들로 인해 단편적인 모습의 연속이지만 치열한 만큼 열정적인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게 하여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리얼함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감을 더하는 진정한 스릴러의 진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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