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시벨> 시사회 리뷰
영화가 개봉하기 이틀 전, 좋은 기회를 얻어 시사회를 통해 미리 보게 되었다. 숨 가쁜 전개와 역동적인 액션이 펼쳐지는 가운데 김래원 배우의 열연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11월 16일 개봉한다.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한다!'라는 문구로 큰 기대감을 준 반면 어떤 사건을 연상시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과연 영화 '데시벨'은 이 논란을 딛고 상영시간 110분 안에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에 걸맞은 영화를 보여줄까.
갑자기 걸려온 전화로 인해 동시에 온 도시에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로 일정 소음이 발생하면 터지는 특수 폭탄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중심으로 설치된 것이다. 이 특수 폭탄이 왜 설치되었는지 어떻게 설치되었는지 알기도 전에 그가 말하는 장소로 가야만 했다. 누구에도 알릴 수 없고 와이프와 딸이 위험에 처해있는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폭발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며 몇 년 전에 겪었던 그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폭탄 설계자를 쫓기 시작한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국가의 부름에 응했고 또 충성을 다했던 이들이 국가에 의해 버려지며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떠안게 된다. 하지만 그 일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흘러가고 왜곡된 진실은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렇게 시작된 복수는 세상의 모든 소음을 침묵시키고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드러냈고 본래의 목적은 그것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분노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그 분노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느끼기도 전에 사라진다. 그 선택은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선택에 놓인 상황을 관객들로 하여금 마주 보게 하고 불가피한 선택 앞에 놓인 이들이 한 선택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그렇기에 그 분노는 방향도 대상도, 어긋난 분노였다. 그 분노는 흩어진 채, 진실도 사실도 반성도 돌려받지 못했다.
과거와 현재의 장면이 교차되며 사건의 긴박함을 더해가지만 중간중간에 놓인 코믹스러운 요소들이 분위기를 깬다. 또한 묵직한 테러가 방향을 잃은 탓에 다소 가벼워져 영화가 기존에 건네려고 했던 메시지의 의미가 희미해질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전반적인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액션, 코믹, 메시지 등 너무 많은 것을 하려다 담기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와 배우의 조화는 잘 어우러졌으나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할지 모를 산만함이 가득하다. 국가재난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만큼 영화는 이야기의 방향성에 대해 신중해야 하며 그 영향력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