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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Dec 05. 2022

성장으로 덮어버린 미성숙의 극치.

영화 <만인의 연인> 리뷰


확실한 목적지가 정해져 있다면 쉽겠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결핍의 파편이 마구잡이로 흩어진 모습이 불편한 감정의 연속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것이 처음인 한 사람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한 영화 <만인의 연인>을 소개하려고 한다. 12월 1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가야 할 목적지를 수많은 실수로 인해 미성숙을 마주하지만 표류하는 마음과 이루어지지 않을 환상과의 이별을 시작하며 자신을 마주하는 두 여자의 모습을 표현했다.



아무리 질문을 던져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과 눈 뜨면 사라져 있는 엄마의 모습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담담한 척해보아도 현실감 없는 그 쓸쓸함이 계속해서 유진을 맴도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유진이 피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새로움을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자신의 현재에 왠지 모를 공허함이 맴돈다. 일하는 곳에서 만난 대학생 오빠 강우와 동갑 친구 현욱을 만나며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사랑의 열망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며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아무도 없는 집에 남아 고장 난 부분을 고치고 애정이 전혀 섞여 있지 않은 엄마와 마주함과 동시에 새로운 존재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유진은 일방적인 감정에 익숙해있다. 그로 인한 미성숙한 감정과 서툰 관계 형성은 사회에서 흔히 겪는 일들에 혼란스러움을 가득 담아내기도 한다. 불안 속에서도 새로운 환경에 몸을 담그는 그 발걸음 속에서 겪는 변화는 그가 처음으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에 놓이게 한다. 비록 그것이 자신이 바라던 일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나갈지라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



그 상황에서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사람들은 유진으로 하여금 어둠 속에 사라지고 만다. 결핍을 성장으로 덮기엔 미성숙의 극치인 행동이 끊임없이 생채기를 내는 모습이 계속 제자리를 맴돈다. 설령 그것이 당신이 잘못이 아니라 할지라도 모순된 감정을 성장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표현되는 것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2시간 30분이 다소 길게 느껴지며 이야기의 설득력 또한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만인의 연인도 과분한 두 여자의 허황된 감정은 한 사람의 연인 조차도 감당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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