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Apr 25. 2023

욕망으로 가득한 예술의 민낯.

영화 <크레이지 컴페티션> 리뷰


극도로 화려한 것들이 때론 그보다 더 추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리 겉으로 치장해 보아도 가려지지 않는 추악함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있다. 이런 욕망에 대한 부분을 잘 표현한 영화 <크레이지 컴페티션>은 정반대의 두 사람이 지독하게 얽힌 미친 경쟁이 펼쳐진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상영되어 더욱 큰 기대감을 주었던 영화 <크레이지 컴페티션>은 2022년 12월 28일에 개봉했다. 과연 이 미친 경쟁의 끝의 승자는 누구일지. 어떤 결말로 장식이 될지 궁금해진다.



뭔가 이상한 영화의 시작.

제약회사를 운영하며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움베르토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단 하나, 명성을 가지진 못했다. 그래서 80세 생일 기념으로 훌륭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다. 영화의 바탕이 될 최고의 소설과 감독을 찾는 그는 노벨 문학상 판권을 사고 전 세계 영화제를 휩쓴 '롤라 쿠에바스' 감독을 기용하게 된다. 영화를 맡게 된 롤라 쿠에바스는 원작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며 열의를 표하고 정반대에 놓여있는 배우 두 사람을 캐스팅하게 된다. 바로 연기의 전설 '이반 토레스'와 할리우드 스타 '펠릭스 리베로'. 정말 다른 두 사람이 전체적으로 추구하는 방식이 너무 다른 데다가 롤라의 괴상한 연출이 그들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영화 속의 영화

영화는 <경쟁>이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펼쳐진다. 형제인 페드로와 마누엘이 펼치는 싸움으로 정반대의 두 사람이 서로를 떨쳐내듯 극 주인공들 또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화해와 용서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소설처럼 현실에 놓여 있는 그들은 치열함을 넘어선 미쳐간다. 제작자는 예술에 관심이 없고 감독은 광기어리고 배우들은 경쟁에 미쳐있다. 어느새 영화의 본질은 사라지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힘을 쏟는다. 예술의 민낯이란 이런 것일까. 갈수록 심각해지는 배우 간의 경쟁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걱정된다.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경쟁을 예고라도 하듯 서늘하다.

  

영화 제작의 본질.

영화 제작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던 영화 <크레이지 컴페티션>은 기대했던 만큼 꽤 인상 깊었다. 배우들을 중심으로 펼쳐졌지만 영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만큼 경쟁은 끊임없었다. 소설 속, 배우와 배우, 영화제 속에서의 영화. 최고를 가려내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에 수많은 작품 사이에서 돋보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했다. 어떤 갈등에도 영화를 만들어내고야 마는 그 열정은 비록 욕망으로 점철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완성만 된다면 괜찮은걸까. 영화 제작에 대한 본질적인 고찰을 액자식 구성으로 드러내고 끝나지 않을 영화의 페이지를 다시 펼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에겐 아직 이른 창밖의 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