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션> 리뷰
따뜻한 봄에 서늘한 영화들이 연달아 개봉하고 있다. 일본에서 2000년 개봉했지만 수입불가 판정을 받아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못했던 영화가 23년이 지난 지금, 많은 관객들의 요청으로 드디어 국내에도 개봉하게 되었다. 무라카미 류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연출이 참으로 인상 깊다. 바로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사랑받았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영화 <오디션>은 4월 1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했다. 또한 영화는 청소년 관람 불가이니 관람에 유의하길 바란다. 오디션이라는 주제가 어떤 공포를 자아낼지 궁금해지는데, 자세한 내용은 리뷰를 통해 소개하려 한다.
사건의 시작
7년 전 와이프를 떠나보내고 외동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아오야마는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하 직원의 결혼 소식과 더불어 아들의 재혼 권유가 이어지자 재혼을 결심하게 된다. 그렇게 친구의 조언을 들으며 제작 영화의 주인공을 통해 아내를 찾기로 한다. 4천 명의 오디션 지원자 중에 30명을 골라내어 그중에서 적절한 후보를 고르기 시작하는 아오야마. 바로 그때, 자신의 이상형에 들어맞는 한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아사미. 청순한 외모에 뭔가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끌리며 빠져든다.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지만 마음속에 정해둔 이상형을 대면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와 가까워진다.
수상한 여자, 의심의 여지.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의문스러운 부분들이 있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아사미에게 점점 빠져든다. 조심하라는 친구의 조언에도 그녀에게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던 그는 사랑 앞에서 냉정해지지 못했다. 사랑을 나누고 난 후 이유 없이 사라진 아사미를 찾아보려 해도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연락해야 하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끊임없는 추적 끝에 그녀의 전 직장과 본가에 찾아가게 되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음 문단 스포주의
오디션의 최종 결과.
흐려졌다가 뚜렷해지는 의식 속에서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목격한다. 그리고 어떤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다가오는 아사미에 의해 상상도 못 할 충격을 당한다. 와이프의 사진, 아들, 그리고 반려견마저도 그녀에게 있어서 사랑의 대상이었기에 이전의 남자들처럼 아오야마에게도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여성'에 대해 평가했던 지난 과거가 스치듯 지나간다. 신중하다고 포장했지만 결국 오디션을 '나이 어리고 순종적인 미인'을 찾는 것으로 이용했고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으로 판단하고 결정한 결과였다. 이미 아사미가 자신의 과거를 언급했지만 주의 깊게 듣지 않은 것은 결국 아사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의 반전이 묘미.
호러 영화보다는 로맨스 영화에 가까운 영화의 흐름은 후반부 10분을 기점으로 끊임없이 몰아친다. 10분보다 긴 것 같은 시간은 이 영화를 보다가 실신한 사람들이 이해가 갈 정도였다. 주인공에게도 충격적인 반전이었겠지만 나에게도 충격적이었다. 분명 아사미가 그렇게 예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오야마에게 그 행위를 할 때는 왜 그렇게 예뻐 보였는지 모를 일이다. 사랑받지 못해서 사랑에 집착했지만 그마저도 붙잡을 수 없었던 그녀의 말로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다. 자신을 표현하는 여자는 불행하다고 언급했지만 표현하지 못해 자신을 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