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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Sep 25. 2024

자유로운 청춘의 가벼움은 어떻게 낭비되고 있는가.

영화 <국외자들> 리뷰


장 뤽 고다르 감독의 <국외자들>은 1964년 개봉한 누벨바그 영화이다. 국외자들 개봉 60주년을 기념하여 9월 25일 재개봉을 확정 지었다. 프랑스 누벨바그를 상징하고 있는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작품인 만큼 실험적인 연출 기법이 어떻게 녹아들어 있을지 궁금해진다. 특유의 즉흥적인 촬영 방식과 비선형적 이야기 전개가 영화 전반에 걸쳐 관객에게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재개봉은 시대를 초월한 고다르의 혁신적인 영화 세계를 현대 관객들이 다시금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오딜은 영어 수업에서 프란츠와 그의 친구인 아르튀르를 만나게 된다. 파리 근교에서 이모와 사는 오딜은 이모 부부가 엄청난 액수의 현금을 집에 숨겨 두었다는 걸 프란츠에게 이야기하고, 아르튀르에게 그 사실을 전하게 된다. 그렇게 프란츠와 아르튀르는 오딜을 설득해 이모 부부의 돈을 훔치자고 제안한다. 마침내 결전의 날, 프란츠와 아르튀르는 오딜의 도움을 받아 돈을 훔치려 하는데, 그들의 절도 행각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자유로움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들은 한없이 가볍다. 무질서, 비도덕성, 사라진 죄의식 그리고 겉도는 사랑의 허무까지 어느 하나 온전히 책임지지 않으려 했다. 자유보다는 방종에 가까운 이들의 공허는 더욱 허무함으로 채워져 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영화는 청춘들의 불안과 공허함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반면, 그들의 방황의 결말은 정해지지 않은 채, 마무리가 된다. 이는 청춘이라는 시기를 구속하려 하지 않으려는 시도처럼 보였다. 불안정한 청춘의 방황의 답은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감독은 해답을 제시하는 대신 미완성 상태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그저 바라본다. 이러한 접근은 청춘이 겪는 혼란과 불안을 더욱 실감 나게 만들며, 관객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영화는 단순히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 각자가 마주하는 현실과 내면의 갈등을 진지하게 탐구한다. 따라서 관객은 주인공들과 함께 그들의 여정을 경험하며, 자유와 책임, 사랑과 공허함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성찰하게 만든다.


 진정한 자유란 제약이나 억압이 없는 단순한 상태를 넘어서 개인이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영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 명이 펼치는 '자유로움'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위해 스스로 국외자들, 즉 이방인이 되었고 철저히 '자유'를 위해 움직인다. 앞에 서술한 의미와는 전혀 다른 세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적절한 선을 지키지 못하고, 오직 본인의 자유를 표방하는 이들의 가벼움은 진실한 신뢰로 이어질 수 없었다. 평범함을 포기하고, 타인과는 다른 궤도를 걷는 용기에 비해 얕고 불안정했다. 진정한 자유가 아닌 방종으로 치닫는 이들의 모습은 자기중심적인 삶의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이들은 자신의 쾌락과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과 권리를 무시하며, 결국에는 더 깊은 고립과 불안을 초래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그들은 진정한 관계를 맺는 데 실패하고, 서로에게서 진정한 신뢰를 구축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이러한 과정은 그들이 자유롭기를 원했던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결국 더 멀어지게 만들고, 그들의 삶을 더욱 공허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영화는 이러한 방황과 그에 따른 결과를 날카롭게 묘사하며, 청춘의 자유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영화는 진정한 자유란 외부의 제약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영화의 초반과 후반이 전혀 다르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랑을 표현한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초반에 여자는 진심으로 사랑을 원하며, 그 감정에 충실하다. 반면, 남자는 자유를 중시하며 장난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다가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처럼 두 인물의 감정 변화는 서로 다른 시각에서 사랑을 탐구하게 하며, 사랑이란 단순한 쾌락으로 치부될 수 없는 부분임을 보여준다. 여자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었을 때 남자는 그 기회를 놓치는 순간이 수차례 목격된다. 결국 그 관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사랑이 지지하는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쾌락뿐만 아니라 진정한 이해와 책임을 기반으로 하여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야 한다.


최고의 순간에 머물고 싶은 감독의 바람이 전해지는 순간이라고 해야 할까. 실험정신은 이 영화에서도 발휘된다. 영화 <국외자들>은 기존의 영화 문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영화에서 펼쳐내고 있다. 넓은 공간을 이용하면서 전통적인 서사 구조에 국한되지 않고 그들의 감정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청춘의 불안과 고독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특히 청춘들이 느끼는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여 이들의 무기력한 공허함을 관객들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영화는 인물들이 겪는 고뇌와 혼란을 통해, 관객이 그들의 감정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여 단순히 서사의 진행에 그치지 않는다. 인물들의 방황과 고뇌를 적절히 잘 섞어내어 심리적 깊이에 풍부함을 더한다. 불편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부분도 물론 있었고 지루한 부분도 있어서 좋은 평가를 주기는 어렵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만큼 영화 속의 세상이 넓게 그려진 영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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