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놈 : 라스트댄스> 리뷰
베놈 시리즈에도 마지막이 찾아왔다. 어떤 이별을 맞이할지 상상도 가지 않는 만큼 '라스트 댄스'라는 말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베놈 1,2편의 각본가 켈리 마르셀이 연출을 맡은 <베놈: 라스트댄스>는 2024년 10월 23일 개봉했다. 1편과 2편을 보지 않아도 괜찮지만 '베놈'이라는 캐릭터에 더욱 깊게 몰입하고 싶다면 전 시리즈를 본 후,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심비오트의 창조주이자 공허의 신인 널은 파멸을 꿈꾼다. 그는 심비오트들에 의해 우주의 어딘가에 갇혔지만 부활을 꿈꾸며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그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베놈의 몸속에 존재하는 코덱스가 필요했고, 그것은 베놈에게 있었다. 에디가 범죄혐의로 수배가 된 와중에 넬과 그가 보낸 괴물, 그리고 심비오트를 연구하는 미국방부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베놈과 결합하면 코덱스가 나타나고, 이를 파괴하려면 에디 또는 베놈이 죽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에디와 베놈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베놈: 라스트댄스>는 강렬한 존재감과 독특한 개성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베놈'의 마지막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전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티격태격 케미는 하나가 된 에디와 베놈의 케미로 이어지며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심비오트의 액션도 볼 수 있지만 합체가 자유롭지 못한 설정으로 인해 에디의 활약 또한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공중에서도 수중에서도 이어지는 액션이 굉장히 시원시원하다. 특히 베놈이 다른 생명체와 결합하는 모습과 베놈의 유머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에디와 함께하는 시간만큼이나 정도 많이 들었던 귀엽고 사랑스러운(?) 베놈의 다소 아쉬운 퇴장이었다. 베놈의 '안티 히어로' 캐릭터를 끝내 구축하지 못했으며 시리즈마다 반복되어 온 어중간한 설정과 빈약한 각본은 3편에서도 이어진다. 특히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튀어나오며 이야기가 산만해진다. 하나같이 매력이 없고 왜 나왔는지 모를 의구심만 피어오른다. 멕시코인데 미국방부는 어디에서 나온 건지 알 수 없고 설명 또한 해주지 않는다. 또, 심비오트는 지구를 침공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등장했으나 3편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인류의 편을 들어 싸운다. 쫓기는 와중에 춤까지 추는 이런 다소 생뚱맞은 설정은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때까지 나온 베놈 캐릭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과 실망감은 그의 인기를 방증한다. 그는 스파이더맨의 숙적이자 숙주의 행적에 따라 빌런과 히어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입체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끝부분에 등장하는 쿠키 영상은 다가오는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 하지만 이 영화를 봤을 때, 다른 히어로들과 잘 녹아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물론 다음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떨어진다. 지금으로서는 소니 유니버스의 베놈이 아닌 MCU 버전의 베놈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의 마블 또한 상태가 안 좋지만 소니 유니버스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안티히어로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면서 다른 히어로들과의 조합도 가능해지길 바랄 뿐이다. 스파이더맨 4편에서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만큼 일회성으로 지나지 않길 바란다. 베놈이 어떤 모습으로 다시 등장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