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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Nov 19. 2024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빌런입니까?

영화 <사흘> 리뷰


현문섭 감독이 연출한 <사흘>은 2024년 11월 14일 개봉한 영화이다. 박신양 배우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며 <파묘>와 <핸섬가이즈>에 이은 한국 오컬트의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또, 영화 제목을 듣자마자 논란이 되었던 단어 '사흘'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사흘은 3일을 뜻하며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 이렇게 이어진다. 사흘의 '사'가 4라는 오해로 인해 발생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보다 더 큰 문제는 특정 세대를 일반화하는 태도와 모른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그 뜻을 알아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왜 이런 단어를 쓰냐라는 태도다.



승도는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딴 사람으로 변한 소미가 구마의식을 치르던 중 목숨을 잃는다. 이후 소미의 장례가 시작되지만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한편, 구마의식을 진행했던 해신은 그 당시 벌어졌던 일들에 의문을 가진다. 소미에 씐 악마를 분명히 물리쳤지만 또 다른 악마의 존재가 있음을 알아챈다다. 해신은 소미에게 이식한 심장의 주인을 찾아 나서고, 승도는 어디에선가 들리는 소미의 목소리에 이끌리는데..


극 중 빌런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아버지인 승도는 극단적으로 행동한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소미야"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시신을 들고 도망치며 구마의식까지 방해한다. 그의 각별한 부성애가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승도의 모습에 감정 이입이 어렵게 만든다. 부성애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오컬트 장르의 공포적 분위기보다는 감정적인 것에 너무 치중되어 전체적인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박신양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길 정도로 강렬하지만 불필요한 감정선이 오컬트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영화 <사흘>은 한국적인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와 같은 좋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으나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특히 삼일장과 구마의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여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늘어지는 전개와 부족한 개연성뿐만 아니라 후반부의 조악한 설정과 힘 빠지는 전개는 아쉬움을 남긴다. 미스터리와 공포의 요소를 제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이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면이 있다. 영화는 초반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계속해서 이어갔다면 이 영화에 의문을 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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