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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에 도전하는 최고의 레이스, 익숙하지만 뜨거운.

영화 <F1 더 무비> 리뷰

by 민드레


이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 속도감과 박진감, 그리고 긴장감 세 박자를 고루 갖춰 티켓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 <F1 더 무비>가 2025년 6월 25일 관객을 찾았다. 후끈한 여름을 더 뜨겁고 시원하게 달굴 이 영화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연출했으며 포뮬러 원(Formula 1)을 소재로 한 스포츠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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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한때 유망주였던 소니 헤이스. 그는 끔찍한 사고로 인해 F1을 은퇴하고 도박, 택시운전, 용병 드라이버 생활을 전전하는 삶을 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삶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동료이자 친구인 루벤 세르반테스가 소니에게 F1 복귀를 제안한다. 소니에게 주어진 임무는 한 번이라도 1위를 할 수 있도록 신예 드라이버 조슈아 피어스의 멘토가 되는 것이다. 소니는 매각 위기에 처한 최하위 팀인 APXGP에 합류하게 되고, 신예 드라이버 '조슈아 피어스'와 팀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APXGP의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차도 엉망, 정비사도 엉망, 선수는 10위에 머물러도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과연 이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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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시작.


조슈아 피어스는 여러모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팀 자체가 흔들리고 있고 자신의 입지 또한 불확실했기에 언론, SNS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팀이 매각된다면 자신이 다음에 가야 할 곳을 확보해야 했기에 잘 '어필'해야 한다는 매니저의 말을 명심해두고 있다. 그러나 소니 헤이스는 그런 것들을 소음일 뿐이라고 말하며 지금 자신이 해야 할 것에 몰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부분이 갈등의 최고점이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간극이 커져갔다. 조슈아는 무리하게 경기를 진행하고 팀워크를 맞추지 않는 소니가 불만이었고, 소니는 조슈아의 건방진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팀이었고, 반드시 우승해야만 하는 목표가 있었다. 때론 지는 게 이길 수도 있다는 그 전략 아래 본격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한다. 또한,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던 그들은 점차 서로를 분석하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함께 이루어가는 승리를 맛보는 쾌감은 더할 나위 없이 짜릿했다. 조슈아가 소니에게, 소니가 조슈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은 다소 뭉클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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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베테랑은 베테랑.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수많은 징크스를 가진 이 남자는 때론 실패하기도 하지만 온몸을 불살라 뛰어난 성과를 증명해 내고야 마는 그 마음가짐이야말로 배워 마땅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함을 표하고 타인의 실수에 관용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필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팀 워크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타인의 말을 귀담아듣고 겸손함을 배우며,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외적인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스폰서나 팬을 무시할 수 없기에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확실하다. 과도하게 외적인 것에 신경이 쏠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도 한다. 승부뿐만 아니라 꾸준한 노력으로 기술을 연마하고 흔들림 없는 자세를 통해 마음가짐을 바로 잡아야만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는 순간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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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더무비>는 익숙하고 예상 가능한 이야기, 빈약하다고도 할 수 있는 단순한 전개로 채워간다. 감독의 전작인 <탑건: 매버릭>이 절로 생각나는 자기 복제 작품이라는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바닥부터 시작하는 팀, 갈등을 통한 케미스트리, 감성적 복귀, 현란한 기술의 향연. 클리셰가 주는 쾌감은 있으나 새로움은 없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확실한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 영화처럼 느껴진다. 또한, F1 관계자들이 말했듯 현실감은 다소 떨어진다. 실제 소니처럼 경기했다면 벌점 12점은 기본이었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화려한 볼거리에 할애한 만큼 인물들의 묘사나 갈등은 다소 평면적이다. 특히 조력자 혹은 성장하는 캐릭터로도 등장하는 여성 기술자와 총책여성 기술자를 스치듯 표현하고, 러브라인으로 뭉그러뜨리는 영화의 선택은 다소 아쉽다. 2025년 기준으로는 구시대적인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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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적이면서도 지루 할 틈 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레이싱 경기가 영화 전반을 가득 채운다. 전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통쾌함과 박진감을 이번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꿈에 대한 낭만, 우정, 그리고 열정까지. 정말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몸을 가졌음에도 오로지 경기를 하고 싶다는 그 열정과 무모함, 그리고 도로 위에서 죽더라도 굴하지 않을 만큼 타오르는 불굴의 의지까지 느껴진다. 스포츠 영화의 낭만적 클리셰를 그대로 밟아가지만 지루하지 않다. 또한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영화적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만족감을 더한다. 이 정도면 표값한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웅장한 영상미와 속도감으로 인한 박진감이 압도적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매력을 충분히 갖춘 작품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레 포뮬러 1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쿠팡플레이 스포츠 패스를 통해 실제 경기까지 볼 수 있으니 현실의 레이스도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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