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말도 안 돼. 차은우가 평범하다고요?

영화 <퍼스트 라이드> 시사회 리뷰

by 민드레


차은우가 평범하다니,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이 영화에서는 현실로 벌어진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이 잘생겼다는 사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분명 주변의 여학생,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자신만 보면 까르르 웃고 먹을 것을 건네주는데, 그게 자신이 웃겨서라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개그맨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친구들이 기가 막혀한다. 여기 얼굴만 봐도 재미있는 차은우와 개성 넘치고 웃기는 세명의 친구들이 나오는 영화 <퍼스트 라이드>는 2025년 10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극 중 차은우는 연민역을 맡고 있다.)


oyG4-gK4PJsCw5VWbmnJ2w.jpg?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mNIUnpJanBiSW1KbklsMHNJbkFpT2lJdmRqSXZjM1J2Y21VdmFXMWhaMlV2T1RFMU9EYzJPRGs0T1Rjek1ESWlMQ0ozSWpveE9USXdMQ0p4SWpvNE1IMC5XWDdMaldrYk5naHFKV1I2TjJ0ZGZlY0dteVNMMzdDT1pMMnp3eFRTV3JV


줄거리


어릴 때부터 약한 몸을 가지고 있던 연민은 늘 혼자였고 외로웠다. 그런 연민에게 세명의 친구가 손을 내밀며 네 명의 친구는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다. 태정, 도진, 연민, 금복은 수능이 끝나고 연민이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기 전,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여행이 의도치 않게 무산되면서 이들은 다음을 기약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바쁜 삶을 살아가던 중, 저마다의 사정으로 미루어두었던 여행을 다시 떠나게 된다.


ixtmw56YTGxXT_Hs4-2tTw.jpg?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mNIUnpJanBiSW1KbklsMHNJbkFpT2lJdmRqSXZjM1J2Y21VdmFXMWhaMlV2TVRJek1qQTNNRFF4TmpJME5EYzFNU0lzSW5jaU9qRTVNakFzSW5FaU9qZ3dmUS5vb3RDQ3U2Wm12WlNNUkVvWWxOUEtwaEhJU0VKZDM0LWJwdUpReWVtOE8w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


태정, 외모나 성적이나 완벽한 엘리트다. 심지어는 싸움도 잘해서 아무도 그를 쉽게 건들지 못한다. 도진, 한때 농구선수를 꿈꿨지만 부상으로 인해 방황하고 있다. 연민, 세계적인 DJ를 꿈꾸는 자타공인 개그맨. 금복, 타의에 의해 종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이렇게 네 친구는 24년 간 우정을 쌓아왔다. 평소엔 장난처럼 욕도 하고 장난도 치지만 화가 나더라도 상처가 될만한 말은 하지 않는다.


dGOmOhOgy_rdvkMAAFnPeQ.jpg?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mNIUnpJanBiSW1KbklsMHNJbkFpT2lJdmRqSXZjM1J2Y21VdmFXMWhaMlV2TVRJek1qQTNNRFF5TWpjM05qWTVPU0lzSW5jaU9qRTVNakFzSW5FaU9qZ3dmUS5FVjBkSXgzWnl1U3NTY3RlR2ZxYldsYmhweDJLUHMyc0tycjlEMUR0X1hN


멈추더라도 나아갈 '퍼스트 라이드'


영화는 빛바래진 우정이나 지나가버린 청춘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힘든 삶에 대한 한탄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대신, 트라우마로 인해 멈춰버린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그중에는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고 웃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였다. 꿈에 대한 열정이 식어도 괜찮고 하던 일이 조금 빠그라져도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준다. 20대이든 30대이든 정해진 길로로 흐르지 않으면 마치 인생이 망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우리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영화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대책 없이 살아도 된다고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주저앉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든든한 응원과 함께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방향 전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희망을 유쾌하게 전달한다.


A5cLW5St0Ds1PSGmJF7lEg.jpg?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mNIUnpJanBiSW1KbklsMHNJbkFpT2lJdmRqSXZjM1J2Y21VdmFXMWhaMlV2TVRBek1ERXpNamMzTWpZek9UWXdNekVpTENKM0lqb3hPVEl3TENKeElqbzRNSDAubWNJMGE5cjVtX3dQV1NjQ0U3eUJpR0FNREoyTHBKQlVOVW0xbnhRZ05mVQ==


계획은 틀어져도 우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들의 첫 해외여행은 역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완벽주의자 태정의 꼼꼼한 계획은 시작부터 틀려먹었고 상황은 통제되지 않는다.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본의 아니게 주변에 민폐를 끼치며 '어글리 코리안'이 될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우정과 엉뚱함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그들의 우정과 엉뚱함이 유쾌하게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웃음을 선사한다. 절체절명의 위기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미뤄두었던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극복하는 계기가 된다.


KPo7D5aG6kAUri_Kvh5o4Q.jpg?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mNIUnpJanBiSW1KbklsMHNJbkFpT2lJdmRqSXZjM1J2Y21VdmFXMWhaMlV2TWpVeE1qZzVNRFEwTnpBNE1qVTFNQ0lzSW5jaU9qRTVNakFzSW5FaU9qZ3dmUS44eGRKVkJDLVdEMWhxcWJaYjJVN3pHV1pKZHBEM1NEc3FQM1FoMk1ZbkZZ


웃음 저격 성공, 따뜻한 위로도 성공


혹자는 완성도가 별로라고 이게 뭐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말 웃겼다. 웃음 날일 없는 세상에 이렇게만 웃겨준다면 뭔들 좋지 않겠는가. 지저분하지도 않고 속칭 자기들만 웃긴 모습이 아니라서 더 웃겼다. 또한 치사하게 피지컬로만 웃기지도 않는다. 차은우 외모는 도입부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가지의 요소로 쓰였고 그 후로부터는 금복의 원맨쇼가 펼쳐지며 웃음이 터져 나온다. 영화는 무엇보다 코미디, 로맨스, 사회고발과 감동까지 모두 한 번에 볼 수 있는데, 그게 짬뽕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불호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많은 것을 맛볼 수 있는 뷔페처럼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이처럼 재회, 사랑, 웃음은 남대중 감독이 늘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인만큼 이번 영화에서도 중요하고 또 성공적으로 구현된다. 다만, 사회고발 요소의 장면은 너무 비현실적이라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는 있겠다. 하지만 단순하게 웃음으로 무마하지 않고 어쭙잖은 위로를 하지도 않는다. 배꼽이 터지게 웃고 나서는 관객의 마음 한켠에는 묘하게 따뜻한 여운이 남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