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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자수 Nov 30. 2022

드라마 슈룹. 나는 어떤 엄마일까?





외면 못하겠더라.

난 엄마니까..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넌 내 자식이야

....


나도 내 자식 일앞에선

이기적이고 말뿐인 사람이니까


드라마 슈룹 중에서




...


"슈룹 爲雨繖"은 우산의 옛말이다. 포스터에서도, 3회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엄마가 자식의 우산이 되어준다는 의미가 담긴 드라마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주고, 행여나 빗물을 맞을까 자식 쪽으로 우산을 더욱 기울이는... 그게 엄마의 마음 아닐까?


혜수 언니의 연기가 보고 싶어 시작했다가 '엄마'에 대해 생각할거리가 많아 지난주부터 푹 빠져 정주행!! 슈룹에서 만나는 다양한 엄마를 통해 '엄마'인 나에 대해 돌아본다.




다섯 아들의 엄마

중전 [임화령]


중전의 기품 따윈 없이 매일같이 뛰어다니며 자식 뒷치닥거리에 힘쓰는 엄마.

말썽꾸러기 다섯 아들을 키우느라 등짝 스매싱은 기본, 험한 말도 마다하지 않지만 자식의 위험에는 발벗고 나선다.

쉼없이 뛰어다니고 이를 악물고 자식을 지켜낸다.

셋째 아들 계성대군이 남모를 비밀로 위험에 처한 순간에도 자식 앞에선 눈물을 훔치고 엄마에게 따져묻는 아들에게...그의 마음을 알아주고 어떤 모습이여도 내 아들이라고 안아준다.

첫째 아들 왕세자가 병으로 아파할 때는 스스로 의학 서책까지 찾아가며 병을 파헤치고 밤새워가며 눈물로 간호한다.

...


위험한 왕궁생활에 행여나 자식들의 목숨이 위험할까 두렵지만....

지혜롭고 당차게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다.

(난 이런 혼란스러운 정치생활에선 몸져 누울 멘탈인데 중전 엄마는 흔들림없이 이를 꽉 깨물고 엄마의 자리를 지킨다.)


"저 녀석 마음을 생각해 봤어. 넘어서지 못하고 받아들여야 했을 때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난 외면하진 못하겠더라. 엄마니까."






        

간택후궁


심소군의 엄마 [고귀인]


후궁인게 못마땅하다.

내 아들이 세자로 간택되면 좋겠는데 심소군은 정작 왕자리에는 욕심도 없고, 마음이 너무 여리다. 하지만 심소군 엄마는 마패와 돈을 도둑맞은 채 궁으로 돌아오려고 하는 아들을 외면하며 "만신창이가 되고 숨이 끊어져도 돌아오지 마라"라며 자신의 값비싼 노리개를 주며 내쫓았다. 매정한 엄마


그렇게 내쫓아도 끝내 돌아온 아들을 수고했다 안아주기는 커녕,

"너 때문에 어미와 가문의 명예가 실추됐다. 차라리 죽지 그랬냐. 널 낳은 것이 후회된다. 천하의 쓸모없는 놈" 이라고 언어적 학대를 가한다.

결국 심소군은 엄마가 무심코 내뱉은 악랄한 말에 심한 상처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한다. 그 와중에도 엄마가 내게 준 유일한 선물 조리개를 손에 꼭 쥔채...


자식이 어떠한 상태인지, 어떤 생각, 어떤 모양인지 생각지도 않은 채 엄마의 욕심만 채우려던 심소군 엄마는 ... 결국 눈물을 흘리며 후회한다. 그래도 부모와 자식 간에는 언제든 회복의 기회가 있다. 참 다행이다.


"잔에 술을 7할 이하로 따랐을 때에는 술이 하나도 세지 않지만 7할 이상 따르는 순간 모두 새어 나가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아. 어쩌면 계영배처럼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지도 모르지. 사실 국모인 나도 구멍이 숭숭 나있다. 스스로 만족한다면 꽉 채우지 않아도 썩 잘사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한심한 짓이지....


이리 숭숭 뚫려 있는 구멍이 좋다. 비울건 비우고 필요없는 건 다 새어 나가니까. 그러니 너도 하고 싶은 건 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확 들이받아보기도 하고 고집도 좀 부리거라. 그래야 숨이 트이지."



"부모 자식 간에도 상처가 아무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부모 자식 간에는 말로 다 설명하지 않아도 아는게 그런게 있기도 하다."






보검군 엄마


중궁전 시녀 출신 승은후궁 수장 <태소용>


보검군은 얼굴도 잘생겼고 매우 똑똑하다. 충분히 세자의 자리를 탐낼 법도 하다. 허나, 안타깝게도 뒷배가 없다. 엄마는 시녀 출신이고, 철없고 정치를 할줄도 몰라 여기저기 휩쓸린다. 결국 이용만 당하다 자식이 내쳐지는 꼴을 보며 서글픔에 매달리는 엄마.


엄마가 줄게 없어 얼마나 보검군에게 미안했을까?

배경이 단단하지 않은 엄마가 보검군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그래도 ... 이 둘은 모자지간이다. 항상 흔들림없이 엄마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보검군은 ... 어른이 되었어도 엄마 앞에선 울고 싶은 아이다. 힘들어도 힘들다 말하지 못했던 보검군은 끝내 엄마의 사과 앞에 눈물을 터뜨린다.


"넌 괜찮은 것이냐.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다. 아프면 아픈 티를 내거라. 그래야 사람들도 알아. 너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자식이 위험한 길로 가지 않는지 살피는 것 또한 부모의 역할이네....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잘못된 방법을 택한다면 오히려 자식을 다치게 할 수도 있어. .."

"다 그 아이를 위한다고 한 일인데 .. 전 아직도 엄마의 자리가 어렵습니다."

"나도 그 자리가 제일 어렵네. 부모는 앞서가는 이가 아니라 먼저 가본 길을 알려주는 이라 하지 않던가?"


당당하고 지혜로운 중전 엄마도 엄마 자리가 어렵다 하니...

위로가 되네요. 엄마 자리 참 어려워요.



명문가 출신 간택후궁 수장


의성군 엄마 <황귀인>


그 엄마에 그 아들이다.


자신이 중전으로 간택되지 않음에 평생을 분노하며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아들을 세자로 앉히고 싶은 엄마. 자신을 위해, 자식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사람의 목숨 따윈 중요하지 않다.

그 엄마에 그 아들. 자식은 엄마의 거울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엄마의 욕심 그대로 자식이 물려받아 지는 것, 억울한 것, 절대 참지 못한다.

어떤 악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기가 원하는 것은 쟁취해야 한다.


... 딱 악성 자기애 느낌.

다른 사람에게 항상 인정받아야 하고 자신이 돋보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다른 이들을 짓밟아야 하는 ... 타인이 자신을 위하게끔 하려고 악랄하게 행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더불어 반사회성 성격장애, 공격성 등이 혼재된....

어쩌면 많은 엄마가 아이의 출세와 나의 명예를 위해선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들기도 할테다.


....


그런 나는 어떤 엄마일까?


** 나는...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를 통해 이루려 하지 않고...

아이에게 나의 욕심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빈틈과 부족함을 용납하여주고

아이에게 실망한 순간에도 평생에 남을 상처를 주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눈물을 흘릴 때 안아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함에도 때론 상처를 줄 일도 참 많겠지만

회복될 시간이 있음을 잊지 않고

실수를 인정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서히 다가가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 (good enough m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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