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있는 도전자들
어학연수를 오면서 60대인 엄마 또래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학원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나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다가 엄마 또래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언젠가 말을 걸어봐야지’ 하며 예의주시했는데, 마침 그분이 내 그룹 수업에 들어왔다.
속으로 ‘아싸!’를 외쳤다. 하지만 이 분은 대만 사람이었고,
엄마와 소통이 어려워 친구를 만들어 드리는 건 일단 포기했다.
프리토킹 수업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대만 아주머니는
딸이나 친구 없이 혼자 영어를 배우러 필리핀까지 온 분이었다.
세상은 넓고, 배움에 뜻을 가진 도전적인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엄마와 함께 어학연수 왔다고 하니, 아주머니가 반갑게 웃으며
“엄마 모시고 학원 근처 네일샵에 가봐요”라고 추천해줬다.
학생 할인이 있고, 시원한 에어컨과 친절한 서비스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수업이 끝나고 엄마에게 네일샵에 가자고 했다.
네일샵은 대만 아주머니 말대로 깔끔하고 쾌적했다.
필리핀이라 저렴할 거라 예상했지만,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엄마! 여기 한국 가격의 5분의 1이야. 일주일에 하나씩 디자인 바꿔도 돼!”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진짜? 그렇게 싸? 그럼 해봐야지!”라며 덩달아 신이 났다.
딸이 돈 많이 쓸까 걱정하던 엄마의 죄책감이 사르르 녹는 순간이었다.
신중히 컬러를 고른 후 네일아트를 받은 엄마는 손을 빛에 비춰 이리저리 흔들며 계속 쳐다봤다.
“야, 이거 너무 예쁘다!”라며 아이처럼 웃었다.
“엄마, 내일은 풋케어에 페디큐어도 하자!” 평소 짠순이인 내가 여기선 만수르가 되었다.
엄마는 “너 여기 오더니 돈 많아졌네?”라며 놀렸지만,
손톱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마음에 드신 게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