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마음

용기, 두 개

by 민돌

2주차가 되니 배웠던 영어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키며 복잡해졌다.

수업은 점점 선생님들과의 수다로 채워졌다. 고작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과연 이게 맞는 건지?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건 아닌지? 영어에 대한 조급증이 생겼다.

문장이 길어지고 모르는 단어가 마구 튀어나오니 문제를 풀 의욕도 사라지고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공강 시간에 자괴감에 젖어 숙소로 돌아왔는데, 엄마가 책상에 앉아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끙끙 소리를 내며 예습·복습을 하는 엄마를 보니 멘붕에 빠졌던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엄마는 한국어도 통하지 않는 필리핀 선생님과 하루 4시간을 버텼다.

처음 목표는 팝송 부르기였지만, “돈과 시간을 들여 여기 왔는데 대충 배워 돌아갈 순 없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예습·복습을 하고, 영어 공부에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엄마의 독한 모습에 너무 부끄러워졌다.

엄마와 나에게 영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었다. 함께 도전하는 용기였다.

마음이 다시 다잡아졌다. 영어를 열심히 배워보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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