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가 바라본 엄마, 그리고 엄마가 된 '나' - ①
어릴 적 내가 바라고 원했던 엄마의 모습.
그리고...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의 모습.
첫 번째 이야기...
내 기억 속 어릴 적 나는 맏이로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동시에 그 이상의 부담을 등에 업고 살았다.
(그 당시) 국민학교 시절 엄마의 소망인 올백을 받기 위해 공부를 했고, 우리 동네 문방구집 딸 보은이 보다 시험을 더 잘 보기 위해 시험 전날 밤을 새우다시피 공부를 시켰던 엄마의 표정, 말투가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게 당연했고,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조차 알지 못했다.
그 후, 중학교 시절 엄마의 치마바람에서 조금은 벗어나면서 그리고 사춘기라는 것을 희미하게 겪으면서 매우 혼란스러웠다.
내 의지대로 무언가를 해보지 않은 내가... 그 당시 내 힘으로 해볼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잘 이끌어주고 보듬어줄 사람 또한 없었다.
처음으로 '죽고 싶다. 살아서 뭐하지?'라는 생각을 했던 그 시절.
그렇게 중학교 시절은 지금도 뭘 하며 지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암흑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가입한 에어로빅 동아리를 통해 정말 오랜만에 내 가슴속에 뭔가 꿈틀거림을 느꼈다.
쩍쩍 갈라진 마른땅, 그 틈 속에서 작은 새싹 하나가 겨우 살아보겠다고 올라온 것이다.
에어로빅에 'ㅇ' 도 모르던 내가 '회장'을 맡으며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싶어 학원을 다니면서 안무를 구상했다.너무나 재미있어서 교외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고, 교내에서는 축제의 꽃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 설렘이 너무 좋아 내 가슴에 불을 지핀 그것을 놓고 싶지 않았다.
그 당시 유일한 희망이었다.
나는 고3을 앞두고 체대를 희망했고, 역시나(?) 부모님의 뜻에 나의 의지가 또 한 번 꺾이는 경험을 했다.
부모님은 대체 나에게 해주는 게 뭘까?
도대체 되는 건 뭐지?
부모님의 뜻대로 조용히 공부 열심히 하다가 공무원 되는 거?
나는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그냥 사는 건가?
그럴 거면 왜 살지??
지금 이대로 죽는다면 부모님이 슬퍼할까?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나는 또 너무나 착하게도 스스로 꿈을 접었다.
어떻게 해야 내 뜻대로 할 수 있는지, 내 마음을 잘 다독일 수 있는지 누구 하나 가르쳐 주지 않았고 나 스스로 터득할 힘도 없었다.
나를 단 한번 만이라도 진정 믿어주었다면 내 의지로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을 것이고,
따뜻한 말로 나를 품어주었다면 나는 원망과 억압 대신 사랑과 믿음을 느꼈을 것이다.
도전과 실패 속에 많은 경험을 하며 더욱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렇게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며,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쌓이고 쌓인 다짐들로 내 무의식의 세계에 '나는 좋은 엄마가 될 것이다!!!' 라는 믿음이 생겨났다.
그리고,
지금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