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0월10일] 내 인생의 거짓말은?

언제쯤...


『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수행해야 할 인생의 과제 앞에서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구실로 열등 콤플렉스를 끄집어낸다. 그런데 그런 구실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이 '그런 이유라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도록 만들기만 할 뿐이다. (...) 그러나 아들러가 보기에 그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구실을 통해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들러는 그와 같은 구실을 '인생의 거짓말'이라고 불렀다.』


<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中 >




2015년 8월 24일. 온라인 4기 100일 쓰기 첫 번째 날에 썼던 글 제목이다. 육아휴직 후 복직이냐 퇴직이냐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독서와 글쓰기의 마력에 눈을 막 떴을 때였고, 아이들이 너무 어렸기에 퇴직을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에 늘 정을 못 붙였던 나였기에 '이 것을 핑계로 그만두려는 것은 아닐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육아, 독서, 글쓰기 인가? 왜?' 란 생각으로 혼란스러웠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핑계로 회사를 그만두지 못한 것이 내 인생의 거짓말이다." 라며 마무리 지었던 100일의 시작. 100일 동안 매일 쓰며 인생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2015년 11월 16일. 퇴직이 아닌 기타 휴직 1년 연장으로 휴직을 이어갔다. 내 마음은 이미 회사에서 떠났는데 '왜 과감하게 퇴직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비겁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말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또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너무 신기한 일이다. 최근 기타 휴직 1년이 끝나는 시점이 되어 또다시 같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작년 8월에는 미리 고민해 본 것이지만 이번에는 복직 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지난 1년 나에게는 '의식혁명'이라고 할 정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의 꿈이 생기고, 소명이 생겼다. 33년 살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나의 삶, 방향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었기에 그것을 이루고 떠나야 한다는 미션을 찾았다. 그랬기에 이번만큼은 정말'복직'을 하겠다는 생각이 1%도 없었다. 확실했다. 아니, 적어도 나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하늘이 나를 시험하는 것인가?' 정말 뜻밖에 사건이 생겼다. 기존의 내 업무를 뒤이어했던 여자 선배가 갑자기 휴직을 하게 되며 공석이 생긴 것이다. 원래 내가 하던 업무이기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금세 적응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워킹맘'으로서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했기에 다시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다른 여자 동료들의 어려움도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예전과는 '달라진 나' 였기에 회사생활에 어떠한 다른 점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진심일까?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로 정당화하며 그토록 지긋지긋해했던 곳이지만 안정적인 그곳으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닐까? 어떤 마음이 진실이고, 어떤 마음이 거짓말일까? 내 마음속에서는 또 한 번의 파도가 출렁이고 있었다.


내 인생에 '미련' 을남기지 말자! 는 생각으로 복직 면담 때 복직의 의사를 밝혔다. 단나의 조건은 '지금 공석이 생긴 내 업무를 다시 한다' 는 것이었다. 솔직히,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배의 갑작스러운 휴직과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았던 것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돌아온 결과는? 기존의 내 업무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남아있는 인력 중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섭섭하기도 하고, 차라리 그냥 휴직을 더 연장할걸 후회가 되기도 했다. (내가 휴직을 하는 동안 한 아이당 육아휴직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 아직도 2년의 육아휴직이 남아있다)


이런 나에게 나의 코치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고민하고 어려워했던 것들을 세상이 도와줬다고 생각하자" 고. 그 한마디가 너무 위안이 되었고 힘이 되었다. 그래. 일이 이렇게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지. 내가 하려던 그 일의 본질에 더욱 집중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내년 3월이면 드디어 어린이집을 가게 될 (내년 기준) 6살 아들과 4살 딸에게서 조금은 해방되어 나의 시간을 갖으며 여유도 느껴보고 나를 더 다져가는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이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하늘의 도움.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는 내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