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10월13일] 오해와 이해

한 끝 차이...

가만히 있어도 마음에 들고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는 것 없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어려운 사람이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은 관계에 있어 많은 것이 허용되며 마음의 스위치가 늘'ON' 상태에 있다. 소통하는데 거리낌이 없기 때문에 연락도 자주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서로에 대한 좋은 것들이 쌓이게 되면 가끔연락을 해도 오랜만에 얼굴을 봐도 부담이 없고 편하고 반갑다. 그렇게 선 순환하며 관계가 유지된다.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 상대의 눈빛, 행동, 말투 그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러면서 그 사람과소통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다. '저 사람은 ~~~ 니까...' 상대방의 의도, 생각과는 무관한 내 방어용 해석이라는 사실을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마음의 벽을 쌓으며 'OFF' 상태를유지한다. 'OFF' 가 'ON' 이 되기는 참 힘들다. 나 혼자가 아닌 서로의 마음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처럼 이기적이고, 개인적이고, 계산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 당신과 있으면 나 뿐 아니라다른 사람도 힘들다고 생각하는 그 에너지가 전달이 되어 상대방도 나를 불편한 존재로 여긴다. 둘 중하나라도 먼저 손을 내민다면 소통을 통해 오해가 이해가 될 수도 있으련만... 아쉽게도 그렇게 둘의관계는 멀어져 간다.


어제 밤 후자에 해당하는 회사 선배를 만났다. 자필로 작성해야 하는육아휴직(연장)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서였는데 그게 아니었더라면아마 앞으로도 만날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 선배는 주변 조건이 나와 비슷한 점이 참 많아 좋은 관계로발전할 수 있는 기회들이 참 많았다. 남편들끼리 회사 내 협의회 활동도 함께해서 사외에서 만날 기회도많았고, 이사 오기 전에는 같은 아파트에서 1년 넘게 살기도했다. 그런데 '나와 친해지기 싫은가? 거리를 두고 싶은 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 행동, 말투 때문에 연락이 뜸 해지다가 필요에 의한 연락만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사실 어제 만나기 전에도 많은 갈등이 있었다. 아마 예전 같았으면 서류를 등기로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왠지 이번에는 그 선배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선배의 생각을알고 싶었다. 어떤 것이 서로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건지, 내가어떤 오해를 하고 있었던 건지. 분명 선배도 내가 편하지 만은 않았을 터이다. 나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묵히고 싶지 않았다. 알고 싶었다. 진솔하게 다 내려놓고 물어봐야지, 그리고 나도 솔직해야지! 작정하고 나간 자리다.


지금까지 나의 전공, 사회이력을 접고, 새로운 분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관계, 소통, 심리, 대화, 코칭이 중심이 되는 분야, 평생 걸어갈 길이다. 그래서 더욱 선배와 소통을 하고 싶었다. 나의 마음부터 돌보고, 관계에 쌓인 오해부터 풀고 싶었다. 역시 먼저 마음을 열고 선배를만나니 첫 인상부터 다르게 와 닿는다. 그리고 먼저 진솔하게 그러나 매우 정중하게 (-그런 걸 좋아하는 선배라고 오해했다) 다가가니 선배도 마음을 열고그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야기 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어가며 이해하게 되었다. 서로의 방식은 다르지만 원하는 것은 같음을 알았다.


한번의 만남으로 한계는 있지만 서로의 벽이 꽤 많이 허물어 졌음을 느낀다. 선배의마음을 확인했으니 앞으로는 적어도 오해할 일은 없을 것이다. 혹여 그럴 일이 있다면 어제처럼 물어보고이해하면 될 일이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 관계에있어서도 매번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진솔한 한번의 소통으로 거리를 좁히는 것에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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