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쓰여...
세 자매의 맏언니로 자란 나. 어렸을 적부터 '네가 언니니까...' 라는 말을 들으며 양보하고, 배려하며 자라왔다. 분명 부모님은 동생에게 '네가 동생이니까...' 라는 말도 하시며 똑같이 양보와 배려를 가르치셨겠지만 내 기억에 부모님은 언제나 동생 편 이었던 것 같다. 학창시절에도 그랬다. 뭔가 해볼라치면 "네가 잘돼야 동생들도 너를 보고 잘 하지..." 책임감 속에 많은 부담을 안고 자랐다. 반면 동생은 늘 나보다 뭐든 쉽게 갔다.
(아직도 나는 억울한가 보다...)
나보다 애교가 많아 아빠가 티 나게 더 예뻐했던 두 살 아래 동생. 할말이 있으면 꼭 하고야 마는 동생.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얻어냈던 동생. 그렇지 못한 나는 여지껏 그렇게 첫째로 길러진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모님을 원망도 했고, '나는 나중에 절대 그렇게 키우지 않을거야! 절대차별(?) 하지 않을거야!!!' 수없이 다짐했다. 그리고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첫째는 현재 51개월 (5살) 아들이다. 여자들 틈에서 자라온 나는 '아들'이 낯설었다. 처음해보는 엄마 노릇이기에 더욱 그랬다. 둘째는 현재 26개월 (3살) 딸이다. 그새 버벅 대던 엄마 노릇에 적응이 되어 이제는 어느 정도 능숙한 '엄마 놀이' 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두 아이는 성별도 다르지만, 성향도 참 다르다. 큰 아이는 남자아이 치고 차분하고 정적이다. 내가 혼내면 '마음이 아프다' 고 표현하고 내가 힘들어하면 '엄마에게 용기를 줄게' 라고 말 할 줄 아는 아니다. 뛰어 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앉아서 하는 블록놀이, 책 읽기도 좋아한다. 동생에게 양보도 잘 하는 편이다. 반면 사람이 많은 곳에 적응하는것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너무 어렸을 적 (돌 무렵) 복직 문제로 어린이집에 보내져서 그런지 36개월에 어린이집을 그만둘 정도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불편해 한다. 최근 문화센터에 갈 때도 초반에 많이 힘들어했다.
둘째는 오빠 있는 여자아이라 그런지 활발 그 자체다. 나의 눈치 같은것은 보지도 않는다. 인형놀이 소꿉놀이 보다는 오빠가 좋아하는 공룡, 자동차를 더 좋아한다. 오빠가 가지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동생은 어떻게 해서든 쟁취하고야만다. 첫째는 36개월이 되어서야 킥보드를 탔는데 둘째는이미 킥보드를 오빠만큼 잘탄다. 큰 아이가 있으니 모든 것을 빨리 접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데 생각보다 훨씬 잘 받아들이는 것에 깜짝 깜짝 놀란다.
나는 두 아이의 성향이 다르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내가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첫째를 보면 어릴 적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더 마음이 쓰인다. 첫째에게 부담감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조건 양보하라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혹은 역차별을 하면서 역시 부담감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나 또한 그렇게 길러진 것이 아니라 나의 원래 성향이 애교가 없고, 주변 상황에 더 민감한 것은 아니었을까? 다시 생각해 본다. 역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나를 성장하게 하는게 맞는 것 같다.
두 아이만의 빛, 장점을 볼 줄 아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