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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Jun 16. 2024

37.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

[서평 37]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미치 앨봄)

 혼자 있어 편하지만 외로운 순간이 있다. 나는 젊었을 때 혼자 있는 것이 너무 편하고 좋았다.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하여 시간을 쓰고, 돈을 쓰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혼자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누군가와 함께 하려고 하면 그 사람과 시간을 맞춰야 하고, 내가 당장 하고 싶은 것보다 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젊었을 땐 혼자 공부하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운동하는 게 전혀 외롭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외롭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그렇게 된 것에는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아 버린 것이 큰 원인이다. 계속 혼자였다면,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지 못했다면 아마 나는 계속 혼자 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 갔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행복도 느끼고 성취도 했을지언정 함께하는 즐거움은 끝까지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부서를 이동하고, 같이 밥을 먹을 친구가 없어졌다. 그래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고 점심시간에 내가 하고 싶었던 책도 보고, 공부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친구 K가 같이 받을 먹자고 연락이 왔다. 그날 해야 하는 공부가 있었지만, 급박한 그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기에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그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함께 밥을 먹는 것에 따뜻함을 느꼈다. 나는 그에게 너와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친구 K도 행복했다고 했다.      


  나는 사실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겉으로는 강하고, 혼자가 편하고, 내 인생이 중요하다고, 남들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외쳐왔다. 그러나 나는 함께할 사람이 없었기에 애써 외로움을 무시했다. 그리고 누군가에 함께하자고 말할 용기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에 읽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죽음을 앞둔 모리는 찾아온 미치에게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했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서 그는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모리는 젊어서부터 따뜻한 인생을 살았음에도 죽음을 앞두었을 때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에 감사했다. 지금 혼자가 괜찮다고 계속 혼자 있다면, 나이가 더 들고 죽음을 앞두었을 때 아무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너무 두려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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