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아십니까.

두려움의 기억

by 공감힐러 임세화

어제 '외로이 걷던 밤, 날 비추던 달빛의 위로'에 관해 썼던 글을 보면서 그 시절, 우리를 두렵게 만든 존재가 떠올랐다.


"도를 아십니까?"


어둠이 채 내리기도 전, 수업을 마치고 자취방으로 향했다. '저녁에는 무엇을 해서 먹을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생각에 빠져 걸음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양쪽에서 두 사람이 밀착해 왔다. 깜짝 놀라 서둘러 가려는데, 급하게 말을 건다.


"인상이 너무 좋으세요. 그런 얘기 들어보셨죠?"

'갑자기 웬 칭찬이지?' 하며 나도 모르게 대답한다. 그들은 신나서 따라오며 말을 건다. 다행히 저녁 먹자는 친구의 전화로 겨우 벗어났다. 친구에게 말했더니 많이들 돌아다닌다고, 바로 도망가야 한다고 했다.


며칠 후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이 양쪽에서 달라붙었다. 워낙 어두웠던 터라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보통은 상대방이 너무 놀라면 걱정하면서 괜찮냐고 하는데, 미안한 기색 없이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극심한 공포가 휘몰아쳤다. 얼굴을 들어 쳐다보기도 무서웠다.


두 사람은 어디 가는 길이냐며 나를 잡아끌듯 어디론가 데려가려 했다. 소리 지르며 도망쳤어야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 순간 누군가 '하지 마세요.'라는 소리가 들렸고, 그들을 쫓아주는 듯했다. 그 사람 덕분에 빠져나올 수 있었고, 곧바로 근처에 있는 친구를 만나 안전하게 귀가했다.


친구의 이야기에 따르면 양쪽에서 접근하여 이야기하다가 어디론가 데려간다고 했다. 선배 중에 그런 사람이 있어 친구도 직접 가봤는데, 그곳에서는 절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이 옳은 것이고, 좋기 때문에 그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은 백번 양보하여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가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 권리는 없다. 그런 행동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내 또래 혹은 나이가 조금 더 많았던 그들은 지금도 난감해하는 누군가의 양쪽에 서서 자신들의 도를 이야기하고 있을까? 아니면 어엿한 어른이 되어 누군가의 엄마, 아빠가 되어 있을까.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믿고 짝지어 다니며, 두려움을 주기도 했던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과거를 아예 잊어버렸을까?


지금 어떻게 살고 있든 누군가를 두렵게 만들었던 일에 대해 반성하고,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