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이 걷던 밤, 날 비추던 달빛의 위로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는 시간
어둠이 내리고, 숨어 있던 달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을 뽐내기라도 하는 듯 밝은 빛을 발산한다. 달빛은 참 묘한 이끌림을 준다. 나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달빛에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던 때가 있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도망치듯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나마 전액 장학금을 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대학교라는 세상은 내가 닿을 수 없는 곳이 되었을 것이다.
쫓기듯 대학교에 갔지만, 그렇다고 힘든 가정형편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여전히 어려운 상황은 내가 열심히 모아 온 모든 것들을 무로 만들곤 했다.
답답한 마음은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는 시간이 되자 나를 밖으로 끌어냈다.
시원한 바람, 나무가 내뱉는 이산화탄소 내음, 어둠에 먹히지 않도록 나를 환하게 비춰주던 달빛.
오롯이 나에게 내려앉았다.
외로이 홀로 걷던 거리는 달빛에 둘러싸여 구름 위를 걷는 듯 상쾌해진다. 답답하던 마음은 어느새 맑아져 다시금 나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