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끝이 아니다.

화려한 바로크 음악처럼

by 리코더곰쌤

바로크 음악을 듣다 보면 끝난 것처럼 보이나 계속 이어지는 구간이 있다. 끝난 듯 끝이 아닌 마지막 종지를 위종지라 한다. 가짜 종지, 속임종지란 뜻이다. '어라, 분위기상 끝날 타이밍인데 희한하게 이어지네?'싶은 곳, 여기가 바로 그곳이다.

리코더로 위종지를 연주할 때 난 가끔 코믹한 기분을 느낀다. 마치 딴 사람의 삶을 연기하는 희극배우가 되어서 현실에서 차마 할 수 없는 코믹 연기를 하는듯한 쾌감도 있다. 그래서 위종지는 마치 작곡가가 부리는 마법처럼 느껴진다. '다 끝난 줄 알았지? 아닌데! 메롱!' 하고 말하는 작곡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마치 모든 것이 다 끝난 것처럼 희망이 없어 보이는 그런 날들이 있다. ​그럼에도 잠잠히 묵묵히 기다리다 보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때가 오는 법! 끝난 것처럼 보이는 '가짜' 종지에 속지 말아야 한다. 그림에서 어두운 곳이 있어야 밝은 부분이 더 빛날 수 있듯 위종지는 극명한 대비를 위한 작곡가의 의도된 트릭이다.


다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음악은 아직 유유히 흐를 것이다. 절망처럼 느껴지는 그 시간을 묵묵히 버티며 성장을 위한 기회로 여긴다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음악을 더 아름답게 연주하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고 우아한 바로크 음악처럼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실망 없는 그 맛! 팔도 비빔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