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움 즐거움 Feb 17. 2024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끝이 아니다.

화려한 바로크 음악처럼

바로크 음악을 듣다 보면 끝난 것처럼 보이나 계속 이어지는 구간이 있다. 끝난 듯 끝이 아닌 마지막 종지를 위종지라 한다. 가짜 종지, 속임종지란 뜻이다. '어라, 분위기상 끝날 타이밍인데 희한하게 이어지네?'싶은 곳, 여기가 바로 그곳이다.

리코더로 위종지를 연주할 때 난 가끔 코믹한 기분을 느낀다. 마치 딴 사람의 삶을 연기하는 희극배우가 되어현실에서 차마 할 수 없는 코믹 연기를 하는듯한 쾌감도 있다. 그래서 위종지는 마치 작곡가가 부리는 마법처럼 느껴진다. '다 끝난 줄 알았지? 아닌데! 메롱!' 하고 말하는 작곡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마치 모든 것이 다 끝난 것처럼 희망이 없어 보이는 그런 날들이 있다. ​그럼에도 잠잠히 묵묵히 기다리다 보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때가 오는 법! 끝난 것처럼 보이는 '가짜' 종지에 속지 말아야 한다. 그림에서 어두운 곳이 있어야 밝은 부분이 더 빛날 수 있듯 위종지는 극명한 대비를 위한 작곡가의 의도된 트릭이다.


다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음악은 아직 유유히 흐를 것이다. 절망처럼 느껴지는 그 시간을 묵묵히 버티며 성장을 위한 기회로 여긴다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음악을 더 아름답게 연주하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고 우아한 바로크 음악처럼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실망 없는 그 맛! 팔도 비빔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