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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Mar 19. 2024

약국 안 책방? 본캐와 부캐사이

진정한 마음 처방전 가능!

너무 맘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 약국 안에 서점을 운영하고 계신 N잡러 약사님 이야기. 크! 책을 좋아하다 못해 세컨드잡으로 삼으심. 덕업일치의 꿈을 이루셨다니 진정 부럽다. 이 분 글 진짜 찰지게 쓰심. 모든 에피소드를 웃으며 읽었다.

건조한 직업 수행자 본캐와 열정적인 덕업일치 부캐 이야기가 묘하게 어울린다. 흡입력이 장난 아니다. 약국 빈 약장 하나를 책장으로 만들었다는 스토리는 웃프면서도 묘하게 공감이 된다. 그래서 부제가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이다.

특히 콘택 600 손님의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콕 집어 선전하는 그 약 달라고 하시지 왜 약사님한테 감기약 추천은 해달라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구여히 광고에 나오는 그 약을 달라고 할 거면서. 아, 직업인의 비애여!

약사와 교사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연차수가 늘수록 말수가 준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최소 필수만 하려는 방어형 인간이 된다. 누구나 거절당하는 경험은 힘들다. 존경, 인정, 이거까지 바라는 게 아니다. 엉엉.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거절들로 점점 말수가 줄어드는 우리 약사님, 하지만 서점 주인 모드일 때는 수다쟁이가 되지요.

다음부터 약국 가면 아는 체 안 하고 증상 말하고 약사님이 주시는 약 두 손으로 받아올 거다. 아님 감기에는 뭐가 좋아요 묻지 않고 화이투벤 사 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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