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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Mar 19. 2024

유리 멘탈 개복치인 저도 롱런을 원해요

스트레스 프리웨이

초등 선생님들이 모여서 집필한 '오늘도 초등교사'라는 책을 읽고 있다. '유리멘탈 개복치의 사망 원인'이라는 구절을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침햇살이 너무 강렬해서 사망,
바닷속 염분이 피부에 스며서 쇼크사,
공기방울이 눈에 들어가 스트레스로 사망,
근처 동료가 죽는 걸 보고 쇼크사...
-유리멘탈 물고기 개복치의 사망원인-


어머나, 이런이런, 개복치란 물고기에게 왜 이리 공감이 갈까. 사망원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모두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안쓰러워라. 개복치가 어떤 동물인지도 몰랐는데, 나 역시 유리멘탈 개복치 인간이잖아!


자타공인 소심대마왕, 뒤차가 크랙션을 울리면 '나한테 그런 건가?' 겁이 나서 운전도 못하는 난데.

개복치인 나도 스트레스로 쇼크사하지 않고 잘 살고 싶다. 완벽주의 예민보스, 비교와 의미 부여 이거 완전 나야 나. 이 글을 쓰신 선생님은 새내기 때만 이러셨다고 했는데 왜 난 아직도 이러냔 말이다. 학교짬빠가 몇 년인데.

유리멘탈 해방을 위한 첫 번째, 존재로서의 나를 인정해 주기!(p.131) 교사라는 외투 속에 숨겨진 나를 발견하는 것 밑줄, 메모!

(p.137) 내가 해 줄 수 없는 것도 있음을 인정할 것. 내년의 선생님을 믿어볼 것! 이거 나에게 특효약인걸. 아이에 성장통에 지나치게 애끓지 말자라는 이 말도 좋다.

(p.133) 공감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이 부분도 맘에 든다. 아이가 한 말 이면에 숨어 있는 욕구를 파악할 것, 교사가 해 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구별할 것.

(p.138) 좋은 교사 이전에 행복한 내가 되자는 말, 여기에서 무릎을 쳤다. 이 부분이 핵심 같다. 저자도 책에서 '결국 이 말하려고 여기까지 왔다'라고 썼다. 이 책의 주제, 행복한 내가 먼저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을 만났다. 공감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해. 마치 사회복지사나 심리 상담사처럼, 또는 정신과 의사처럼. 타인에 대한 과도한 공감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결론은 버킹검, 아닌 행복한 내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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