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화단에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작은 모종으로 심었던 봉숭아가 어느새 이렇게나 쑥쑥 자랐다니. 핑크, 자주, 빨강 색깔도 다양하다. 갑자기 봉숭아, 봉선화 어떤 말이 표준어인지 몰라서 찾아봤다. 둘 다 통용된다고 한다. 모두 맞는 말이었네!
올봄, 출근길에 1학년 담임 선생님 한 분께서 봉숭아 모종 주변에 꽃삽을 들고 분주히 흙을 파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아침부터 뭘 그리하고 계시는지 여쭈었다.
글쎄 그 반 아이들이 하나씩 몫몫의 모종을 다 심고 자기 이름을 써서 팻말도 붙여 놓았는데 계속 유독 한 아이의 식물만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그래서 아이가 슬퍼하지 않도록 선생님들이 심어 놓은 여분의 식물을 옮겨 심는 중이라는 말씀에 어웅, 내 마음이 몽글몽글 해졌다.
따뜻하고 세심한 우리 선생님. 아이가 혹시라도 서운해할까 봐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홀로 운동장에서 봉숭아 모종을 옮기시던 그 모습, 참 고맙고도 감사한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