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는 자유선택놀이 시간이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놀잇감을 택해 무한 집중하는 시간을 갖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올라와서는 '교과목"이라는 시간표에 갇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제한받는 상황에 놓인다.
물론 공부를 놀이처럼 좋아하면 참 좋겠지만, 이건 현실적으로 극소수의 아이들만 가능하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몰입할 수 있는 주제는 다양하다. 글쓰기, 만들기, 그림 그리기나 운동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분야여도 좋다. 집중력이 발휘되는 순간을 느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1학년 아이들이 색칠공부나 종이접기를 할 때의 순간을 옆에서 지켜보면 참 경이롭다. 집중을 하느라 꼬물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다. 고사리같이 작은 손을 요리조리 움직이는 모습이라니. 말풍선에 쓴 글씨까지 너무 예쁘다. '수박이 시원하고 달다, ' 이거 어떻게 쓴 거니!
귀요미 어린이 색연필 힘주어 색칠한 거 보니 꼼꼼이구나! 매미들 진짜 생생한 표정이잖아. 난 이걸 지도하신 선배님을 너무나 존경하고 사랑한다.
우리 반 아이들은 같은 자료로도 이렇게까지 멋진 작품들이 안 나오는데, 수업 전에 관련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력을 풍부하게 할수록 아이들이 수업에 빠져들게 되는 걸 목격했다.
시키지 않았는데도 화음을 만들기 위해 둥글게 모여 앉은 아이들. 음악실 보면대에 개인 악보를 주었는데도 함께 연습한다며 자기들끼리 동그랗게 앉아 합주 연습을 한다. 이 모습을 보고 어떤 선생님이 감동하지 않을 수 있으랴. 다양한 성부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껴보고자 서로의 소리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 이 귀하고 소중한 마음을 만났다. 자기가 하는 일에 기쁨을 가지고 몰입하는 아이들을 보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