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최애 음악가를 직접 만날 수 있다니!

경축! 네덜란드 리코더 레슨쌤 한국 방문 소식

by 리코더곰쌤

어제는 줌으로 비대면 리코더 레슨을 받는 날이었다. 기쁜 소식! 현재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계시는 이정국 선생님께서 이번 주말 서울에 오신단다! 그것도 무려 한 달이나 말이다. 심지어 올해는 공연 일정도 없으셔서 일정이 여유롭다고 하시며 한국에 들어오시면 오프라인 레슨을 해주신다고 하셨다. 우와! 이럴 수가! 만세! 너무 반갑고 흥분되고 기대가 되어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네덜란드는 리코더의 고향이다. 외국인이 판소리를 배우려면 한국에 유학을 와서 판소리 명인에게 국악을 전수받아야 하듯, 선생님께서는 한예종을 졸업하시고 네덜란드에 유학을 가셔서 공부를 마치신 후 바로크음악 전문연주자로 유럽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다. 선생님을 직접 뵙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2년 전 여름, 두 번째는 바로 작년 여름이었다. 두 번 모두 선생님의 한국연주일정에 맞춰 급히 시간을 잡은지라 오프라인 레슨만 겨우 받았다. 올해에는 일정이 여유롭다고 하시니 꼭 식사라도 대접하면서 스승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을 해보려고 한다.


나의 리코더에 대한 사랑은 바로 이분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덜란드에 계신 리코더 선생님께 리코더를 레슨 받으며 깊은 우울에서 헤어 나오는 진기한 경험을 했기에 나에겐 무척 소중한 분이다. 3년 전, 유튜브 영상으로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 '피리 부는 소년'을 연주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EBS방송 영상이었는데 백번도 넘게 봤을 것 같다. 황홀한 음악을 연주하는 아름다운 예술가의 모습에 나는 흠뻑 빠져들었다. 제대로 덕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서랍 속의 리코더를 꺼내 운지법부터 익히며 나의 띵곡 '피리 부는 소년'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빠르고 어려운 곡이지만 워낙 경쾌하고 흥겨운 곡이어서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고 연습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다 선생님 유튜브 채널에서 일반인 대학생과 선생님의 듀엣 연주를 보게 되었고 그분이 선생님의 온라인 레슨 제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기회는 참을 수 없지! 배우는 일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나! 나도 저 사람처럼 이정국 선생님의 제자가 되고 싶다! 선생님 유튜브에 기재된 이메일 주소로 연락드렸더니 카톡 아이디를 알려주셨다. 두근두근! 출근길 버스에서 레슨이 가능하시다는 답글을 보고 얼마나 설레었는지! 최애 음악가에게 제일 좋아하는 곡을 레슨 받는 경험! 이건 정말 진기하고 귀중한 일이다.


선생님께서는 교육학을 전공한 나보다 더 가르침에 능통하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실력은 물론 세계 최고이신데, 학생 한 명 한 명의 마음상태, 성격, 현재 실력에 맞추어 적합한 피드백과 리액션을 해 주신다. 정말 따뜻한 마음, 힐링되는 순간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 그리 칭찬을 받을 일이 없는데 선생님과 연주를 할 때에는 계속 칭찬을 해 주시니 자존감도 크게 향상된다.


음악가는 늘 아름다움을 지향하기에 음정이 정확하지 않거나 리듬이나 박자가 틀리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 연주자도 아닌 내가 부는 리코더 소리가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우리 선생님께서 단 한 번도 찡그리시거나 마음 상하는 소리를 하시는 법이 없다. 오히려 "방향성은 참 좋아요! 거의 다 왔어요."라는 말씀으로 힘을 북돋아주신다. 가끔 내가 너무 어려워서 "이곡은 안 할래요"라고 회피하거나 도망가려고 할 때에는 "한번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이 곡 할 단계가 되셨어요"라며 등을 밀어주신다. 무엇보다 선생님은 긴장을 풀고 여유롭게 연주하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다. 그게 늘 웅크리고 긴장하고 살아가는 내 삶을 많이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리코더를 연주할 때 나는 나를 잊는다. 음악 안에서 일상 속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감정을 마주한다. 작곡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내 나름의 해석을 해 보며 마치 내가 연극배우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리코더를 처음 배울 때에는 나의 상황이 너무 힘들고 우울한지라 무조건 밝고 빠른 곡만 연주하고 싶어 했다. 느린 곡은 내 안의 슬픔을 마주하는 것 같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얼마 전 리코더 레슨선생님께서 "어, 이제는 느린 곡도 잘하시네요! 심지어 즐기면서 곡을 표현하고 계시는걸요?"라고 말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음악적 성장뿐 아니라 내면의 성장도 함께 일어나는 것 같아 스스로가 기특하고 뿌듯하다. 이렇게 좋으신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끈기 없는 내가 3년이라는 시간을 꾸준히 레슨 받지 못했을 것 같다. 이번 여름 대면 연습을 통해 더욱 성장할 내 모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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