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가꾸는 소식지, 누스레터
지난 글에서 예고한 대로 오늘은 경청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전 글 링크>
https://brunch.co.kr/@mindwalk-yj/122
경청은 고급 기술입니다. 상담사들은 이 기술을 체득하기 위해 수퍼바이저의 밀착 지도하에 수천 시간 이상의 훈련을 받습니다. 하지만 몸에 배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해서 그렇지, 원리 자체는 간단합니다. 다음에 소개할 3단계를 착실히 따르면 누구나 훌륭한 경청자가 될 수 있습니다.
경청의 기본은 상대가 긴 호흡으로 모자람 없이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중간에 말을 끊는 순간 상대는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껴서 마음이 상합니다. 그러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대화를 중단해야 할 때는 반드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말하는 중에 정말 미안한데, 내가 가스 불만 끄고 와서 다시 잘 들을게.”
경청에서 제일 어려운 게 바로 이 1단계입니다. 특히 부부 사이처럼 아주 편한 관계일수록 인내심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요. 그럴 때는 주문을 걸어 보세요.
‘내가 고결한 수준의 경청은 못 해도 입은 닫고 있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들어보는 거야. 어차피 저 말이 법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 귀에서 피가 나는 것도 아니야. 그냥 들어줄 뿐이야.’
즉석요리도 3분은 기다려 주는데 상대에게도 3분은 줘야 하지 않을까요? 주문을 걸고 귀를 열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경청은 시작됩니다.
귀를 열어둔 상태에서 머릿속으로 해야 할 일은 상대방 말의 요점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말의 내용에서 마음 상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요점을 파악하느라 열심히 머리를 굴리다 보면 멍하게 있거나 딴생각에 빠져들 위험도 줄어들지요.
눈과 귀로는 그의 표정, 어조, 성량, 몸짓 등을 관찰해 보세요. 비언어적인 메시지에서 포착한 단서들이 마음 상태에 대한 정보와 일치하는지,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이 더 진심일지 고민해 봅시다. 공감 능력이 좋을수록 추론의 결과가 정확할 거예요. 상대가 말을 잠시 멈추면 당신이 파악한 요점이 맞는지 확인해도 좋습니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 저번에 내가 너무 무뚝뚝하게 말해서 기분이 상했다는 거지? 내가 맞게 이해했어?”
마지막 단계는 “내가 지금 귀 기울여 듣고 있음”을 티 내는 것입니다. 티 내는 것까지 해야 경청입니다. 이게 없으면 반쪽짜리 경청이에요. 티를 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자연스러운 눈 맞춤, 편안한 끄덕임, 상황에 적절한 추임새(“음~”, “아이고”, “허허”) 등을 사용하면 됩니다.
아무리 양 귀를 활짝 열어도 3단계가 안 되면 빈정 상하는 일이 생길 거예요. 나는 속상해서 혼자 몇 분을 떠들고 있는데 상대는 땅바닥만 보고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어떨까요? 그럼 그가 내 말의 요점을 정확히 파악했다 한들 기분이 상합니다.
“당신 지금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어 듣고 있다니까! 저번에 내가 무뚝뚝하게 반응해서 속상했다며!”
다 된 경청에 재가 뿌려지는 순간입니다.
3 단계까지 모두 숙지했으면 이제 수시로 경청을 실천해 보세요. 경청은 특별한 날에나 열리는 이벤트가 아닙니다. 평상시에는 전혀 듣지도 않던 사람이 갑자기 케케묵은 갈등을 풀겠다며 각 잡고 경청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죠. 경청은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처럼 기회가 될 때마다 많이 해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관계의 위기가 생겼을 때 그동안 모아둔 포인트를 꺼내 쓰듯이 대화에 힘을 실을 수 있어요.
기분이 좋을 때마다 한 번, 시간이 될 때마다 두 번,
부지런히 경청을 적립하세요.
저의 첫 책,
<유리멘탈을 위한 마음의 기술>이 서점에서 판매 중입니다.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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