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혼자가 편해지기 시작한 순간

혼자 있을 때만 들리는 질문들

by 시월해담

어느 날부터

사람을 덜 찾게 됩니다.


연락이 줄어도

불안하지 않고,

약속이 없어도

허전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이 변화가 낯섭니다.


“내가 이상해진 건 아닐까.”

예전에는

사람이 있어야 편했고,

대화가 있어야 안정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해집니다.


이 변화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회복이 시작됐다는 신호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타인 속에서

자기 위치를 확인해 왔습니다.


누군가의 반응으로

내 상태를 판단하고,

관계 속에서

나의 가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혼자는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기준이 바뀝니다.


타인의 반응이 아니라

내 상태로

나를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쇼펜하우어는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사람이

자기 삶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혼자가 불편한 사람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더 많이 내어주게 된다고.


혼자가 편해진다는 것은

고립이 아닙니다.


외부의 기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관계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억지로 끊지 않아도

연락의 간격이 벌어지고,

만남의 빈도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이상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 상태를

불안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소음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혼자가 편해질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피하고 싶은지,

어떤 속도로 살고 싶은지.


그 질문들은

사람들 속에서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혼자 있을 때만

조용히 올라옵니다.


그래서 이 시기는

관계를 늘릴 때가 아니라

나를 채울 때입니다.


무언가를 더 하기보다

덜어내고,

비워내고,

조용히 유지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지금

혼자를 견디고 있는가,

아니면

혼자가 편해지고 있는가.


그 차이는

작지만

삶의 방향을 바꿉니다.



고전의 단서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고독을 사랑하는 능력은

자유를 사랑하는 능력이다.”


혼자가 편해지는 순간,

비로소 삶은

내 기준으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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