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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영 Jul 03. 2023

2023년 1학기 수업을 마치며

가구 (Furniture) 디자인 수업

가구(家具, Furniture)란 무엇인가?

'가구'는 라틴어로 'Supellex', 기구 나 장치(paraphernalia, apparatus)를 의미한다. 또한 프랑스어의 가구, 'meubles'는 독일어의 Möbel 움직일 수 있다는 맥락적 의미를 두고 있다. 이처럼 가구의 어원을 살펴보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기능성에 많은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석 위에 음식을 올려 놓고 먹던 원시시대의 원초적 기능성부터 신분과 권위를 나타내는 수단 및 종교적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에 이르기까지 가구는 시대를 반영하면서 진화해 왔다. 오늘날 새로운 가구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은 일종의 산업 예술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에 들어선 현재의 가구 개념은 한 단계 더 발전된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도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필두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생활환경의 변화는 가구의 새로운 정의가 요구되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구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역사 문화 맥락에 대한 이해를 통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유형의 제품은 무형의 서비스화 되어가며 사용자경험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의 기존 가구디자인 수업은 대체적으로 유형적 측면에서의 물성을 다루는 형식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구에 대한 통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새롭게 제안된 가구디자인 수업에서는 역사 문화 맥락의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게 되는 세상에서의 가구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보았다. 수립된 정의를 바탕으로 5년 뒤에 변화될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사용자 경험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안하는 다양한 학생 중심 참여 활동을 진행하였다. 현장 방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안을 구상해 보는 과정을 통해 이론과 실제환경에서의 격차도 느낄 수 있었다.  


2023년 밀라노 가구전시회 트렌드 강좌와 프로토타이핑 강좌, 실무디자인 강좌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새로운 지식과 세계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국내 최고의 가구기업 센터장을 모시고 학생들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을 받기도 하면서 우리가 진행한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16주의 수업을 진행하면서 결론을 내기까지 수많은 과정들을 겪었다. 결론이 나지 않아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갔던 길을 되돌아가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조금의 세월이 지나 지금을 되돌아보면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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