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저에게 너무나 신기한 물건으로 기억에 남았던 타자기를 몇 년 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열심히 타자기를 치는 저를 보고 당시 7살이었던 딸이 '엄마는 작가가 될라구?'라고 물어본 말이 저에게 작가라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답니다.
나름 제목을 정해두고 짧은 글 몇 편 써보며 궁금해했습니다. 내가 쓴 이야기들을 공감해 줄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가 읽어줄까?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해 본 브런치스토리.
하지만 2022년 두어 번의 정중한 불합격 메일을 받고 낙심한 나머지 어플도 지워버리고 혼자 끄적이던, 아니 타닥타닥 타이핑해서 남겨오던 글쓰기를 중단했습니다.
그러다 지병을 앓고 계시던 아빠가 의식을 잃으셨고 매일 병문안후 집에 와서는 아빠한테 하고 싶었던 말들과 제 안의 슬픔을 토해내 듯 타자기로 써 내려갔습니다.
아빠와 이별 후 저는 웬만큼 어렵거나 비싼 것이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은 미루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책을 읽고, 글도 써보고, 보고 싶은 공연,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것, 전하고 싶은 말, 고마움의 표현, 해야 할 일 등등 다음으로 미루지 않고 하루하루 알차게 채우며 소중한 일상을 지키고 있습니다.그래서 다시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에 도전할 마음도 생겼고 합격 메일을 받았을 때 더욱 기뻤습니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한 공부를 해본 적도 없고 멋진 글이 술술 나오는 머리가 아니기에 발행한 글이 마음에 안 들어 자괴감이 든 날이 더 많았습니다. 내가 무슨 작가야... 브런치에 훌륭한 작가님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일기도 안 되는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나의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더 이상 새로운 글을 쓸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브런치스토리 팝업 '작가의 여정'.
처음에는 멀어서 귀찮다 생각했는데 친한 동생이 일부러 알려주기도 했고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지 모릅니다♡) 지뉴 작가님의 후기글을 보고 가보고 싶어 졌습니다.
입구에서 손목에 띠를 둘러주십니다.
콘서트에 입장하는 듯 설레고 흥분된 기분으로 출동합니다!!
사실 저는 이 카드를 받고 싶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 심사팀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이 카드를 받음으로써 나는 작가라고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5인의 작가님의 애장품과 노트, 출간 서적들을 보고 글쓰기 레시피 하나하나 읽어봅니다. 이렇게 쓰는 거구나, 아! 나도 이러는데!! 하면서...
조심스레 한 장씩 뜯어 와 다시 읽어봅니다.
한 달간의 글쓰기도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나의 글은 타자기와 함께 하는 것이므로 미리 집에서 준비해 왔습니다.
마우스 패드와 볼펜!
후기를 보고 이 마우스 패드가 꼭 갖고 싶었습니다.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의 장점 중의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에는 큰 고민 없이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는 타자기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그 시간이 행복합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잊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도 글을 쓰는 순간들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