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엉뚱한 상상
내가 남자로 태어나서 소개팅을 한다면 어땠을까?
단정하게 넘긴 머리보다는
괜히 손으로 계속 만지게 되는
살짝 곱슬머리였을 것 같다.
셔츠는 단추 하나쯤 어긋나 있고,
스타일은 어딘가 자유롭지만
정작 마음은 전혀 자유롭지 못한 상태.
“안녕하세요” 한 마디 하려고
집에서 열 번쯤 연습하고,
카페 문 앞에서 다시 두 번 더 복습했는데
막상 마주 앉으면
목소리는 작아지고
표정은 굳어버리고
괜히 물만 벌컥벌컥 마시다가
긴장한 나머지
자꾸 배가 아프고
조용히, 아주 조용히
방귀 프스스... 뀌겠지?
그렇게 내 눈앞에 이상형이 앉아 있는데도
에프터는커녕
어색한 공기만 잔뜩 남기고 돌아왔겠지.
집에 와서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혼자 희망을 붙들다가
다음 날
차단.
아마 그랬을 것이다.
가끔은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잘해보지 못한 인생 하나쯤,
어딘가에 또 다른 내가
조용히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읽는 사람들도
오늘은 한 번쯤
엉뚱한 상상을 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