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인터뷰 : 강신우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위한 스튜디오 라이브 "Noisoom"

by 강민구

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에서 제작하는 전자음악 전문 공연 노이즘 (Noisoom) 2024년 7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아티스트 '강신우'님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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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상이 저에게 선물해 준 소리들을 사용해서 저의 개인적인 작업을 통해 다시 세상에 내놓는 강신우라고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소재로 하시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이 세상의 수많은 소리 중에서도 유독 저에게 다가오는 소리들을 채집하다 보니 아무래도 저의 경험에서 얻게 된 소리, 저의 기억과 관련이 있는 소리들이 소재가 될 때가 많습니다.

작업물에 타이틀을 따로 붙이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과 공연을 통해 제 기억을 재구성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눈치채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프로젝트별로 사용한 소리의 재료 혹은 기억 재료들의 시기가 모두 달라서 의도한 부분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통해 저의 기억을 여러 각도에서 돌아보며 그 시간을 다시 현재에서 경험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소리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 주체적으로 소리를 가지고 놀았던 기억은 어린시절 바이올린 레슨에 대한 반감에서 시작된 기억입니다. 그 작은 아이가 레슨이 너무 싫어서 그에 대항히며 바이올린으로 여러 굉음을 만들며 놀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노이즈에 대한 황홀감을 경험하였습니다. 바이올린으로 이상한 소리를 나의 마음대로 자유롭게 낼 때는 레슨을 받는 시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즐거웠습니다. 어쩌면 그 경험이 제 소리 작업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본래의 방식을 거스르는 점이 핵심이군요?

그런 부분들도 늘 중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것 같아요. 저는 공연활동을 지금은 사라진 ’살롱바다비‘라는 공간의 일요시극장 이라는 무대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저의 시를 다르게 낭독하는 하는 방법들, 다르게 전달하는 방법들을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BGM을 틀고 시를 낭독하는 것은 그 당시의 저에게 너무나 느끼하게 느껴져서 절대 하기 싫은 행위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제 목소리에 기타 이펙터를 연결하고 목소리를 망가뜨려 보는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시를 낭독하는데 그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게 망가뜨린다는 게 모순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당시 지금보다 언어를 믿지 않았고 이를 사용하는 데에서 무기력함을 느꼈기에 주저함 없이 파괴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작업의 발전 과정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조금 더 알려주세요.

전공이 영문학이었는데요, 문학 장르 중에서도 시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대 시들에 관심을 더 갖게 되더라고요. 이미 시에서는 일상언어들이 많이 전복되기도 하잖아요, 근데 현대시에서는 더 나아가 그것들이 해체되는 모습이 당시 저에게 통쾌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현대시에 영향을 받은 시를 썼고, 그것들을 공연하는 과정에서 소리합성 및 변조 등 제가 작업하는 방식들을 통해 조금 더 과감하게 파괴하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물론 파괴하고 망가뜨리는 것이 시작이었다면 지금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여러시기를 거치며 제 작업에서도 점점 포용적인 부분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변조시켜 못 알아듣게 하는 과정이 파괴였다면, 포용적인 면은 어떤 부분인가요?

예전에는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들, 의미 있는 언어들을 소재로 사용하여 그 의미를 해체하고 조롱하는 작업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사용하는 소리 소재의 폭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작은 예를 들자면 자동차 경적, 다가오는 지하철의 마찰음 등의 도시의 소리나 비 내리는 소리, 바람 소리 등의 자연의 소리를 저는 예전에는 작업의 소재로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저에게 다가오는 모든 소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역시 소리들을 변조하고 파괴하기도 하지만 그 파괴는 조롱과 냉소의 힘으로 하는 파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파괴에서도 보다 순수한 즐거움을 발견하며 작업합니다. 포용적인 면이 생겨났다면 이런 점들 같네요.


주로 공연으로 활동을 하시는데요, 공연에는 어느 정도의 즉흥성이 포함되나요?

제 곡들은 각각 다른 시기들에 채집한 소리들과 그에 따른 기억의 집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연주하고 싶은 작품이 그때그때 다르기도 하고요. 그렇게 결정한 곡을 연주하지만, 그것을 연주하는 과정에서 즉흥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 반영되기에 매번 조금씩 혹은 많이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혹시 평소 좋아하는 아티스트 한 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테리 라일리 자신의 음악적 경험들, 꿈들을 은유적인 노래와 spoken words 로 표현한 앨범인 ‘Autodreamographical Tales’가 지금 떠오릅니다. 저에게는 이 앨범이 실험적인 자장가로 들려서 잠들 때 자주 듣습니다. 또 그의 유명한 작품 ‘In C‘ 에서 한때 영향을 많이 받아 ’디귿으로‘ 라는 spoken words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 작품을 당시 동료들과 즐겁게 협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학창시절에 차학경의 ‘Dictée’ 를 알게 된 이후 한동안 Dictée 에 빠져있기도 했습니다. 그 작품에서 영향을 받으며 해체와 합체에 대한 고민들을 저의 작업에서도 늘 해온 것 같습니다.


음악 활동 외에 다른 취미가 있으신가요?

주짓수를 오래 수련하고 있습니다. 이제 10년 차가 되었는데요, 운동을 계속한다는 것과 예술 작업을 계속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연관성이 있어요. 여기에는 좀 더 깊은 이유가 있지만 다 말씀드리려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그중 한 가지를 얘기해 보자면, 주짓수는 상대방과 함께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내가 반응해야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하며 늘 깨어있어야 하는 점들이 즉흥연주의 수양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움직임에도 관심이 있어서요, 몸의 움직임을 사용하는 퍼포먼스도 포용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영역을 넓혀나가고 싶다기보다는 제 작업의 불필요한 부분을 계속해서 덜어내면서 좀 더 좁혀 나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런 방식으로 해온 것 같고요, 자연스럽게 더욱 좁혀져 나갈 거로 생각합니다.


공연 키워드인 노마디즘’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신다면요?

공간적인 면에서 노마디즘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소리를 수집하고 그것이 기억되고, 그것을 재구성하고 합성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노마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 하나의 작품에 어느 한 시기에 채집한 소리 재료들이 담겨 있거든요. 그 녹음된 시간들을 지금 이 시간에 연주하면서 시간이 뒤섞이고 방황하는 가운데에서 또 다른 안정을 찾게 되는 경험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작업 속에서 시간을 방랑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 강신우의 Noisoom 공연 보러가기 :

https://youtu.be/EZC46_U3y1g?si=jcePiWOMCKlgAv2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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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 Critical Listening Community

https://www.instagram.com/clc_noisoom/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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