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인터뷰 : LO_G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위한 스튜디오 라이브 "Noisoom"

by 강민구

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에서 제작하는 전자음악 전문 공연 노이즘 (Noisoom) 2024년 10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아티스트 'LO_G'님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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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Lo_G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샘플러를 활용해서 비트씬이라는 일종의 장르 음악을 하고 있어요. 조금 더 친숙한 표현으로 설명하자면 Instrumental Hip-Hop이라고도 하는데 굳이 랩이나 보컬이 없더라도 비트만으로 구성된 음악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샘플러 얘기를 하셨는데 확실히 소개 글에도 ‘SP 시리즈의 마스터’라고 표현해주셨어요.

사실 조금 낯뜨거운 표현이긴 하네요. SP 시리즈라고 롤랜드에서 나오는 808이라던가 404 등의 샘플러들이 있습니다. 이 악기에 대한 한글 튜토리얼을 제가 유튜브에 업로드했었는데 10편 정도 하다 보니 사용자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해졌습니다. 사용자 카톡방도 운영하고 있어요.


활동명 ‘LO_G’에 대해서도 의미가 궁금합니다.

어떤 뮤지션에 대한 리스펙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Ras G라는 분이 계시거든요. 이분도 샘플러를 활용하시는 분이었는데요, 리스펙 한다고 해놓고 왠지 이상한 표현이지만 참 ‘이상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입니다. 어떤 리듬을 4박자에 맞추어 반복시킨다고 할 때 꼭 이 루프 소스를 딱 맞아 떨어지지 않게 조금 남거나 비게 만들어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왠지 음악이 뒤뚱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듣기가 참 불편하거든요. 그런데 잘못 설정된 루프라고 생각되다가도 리듬이라는 것이 반복되다 보면 또 나름의 맥락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이분의 음악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여간 이런 부분 때문에 막연히 저 역시 G로 끝나는 활동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느 날 작업실에 놓인 우쿨렐레를 보고 – 우쿨렐레의 맨 윗줄인 High-G를 어떤 분들은 한 옥타브 낮은음으로 변경해서 사용하기도 하거든요- 직관적으로 ‘로우 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하고 계시는 음악에 이르기까지, 발자취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에는 밴드로 활동했었습니다. Post-Rock 같은 음악을 했었죠. 그러다가 결혼도 하고 자녀도 생기고 – 과정에 제가 음악 스튜디오도 운영했었는데 또 정리하기도 하고. 쉽게 말해 조금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밴드의 형태로는 음악을 할 힘이 안 나더라고요. 밴드는 일단 여러 명이 함께 모여서 해야 하는 일인데 역시 이 부분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음악’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샘플링을 활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샘플러를 사용하기 시작한 후에도 몇 번의 작업 방식이나 스타일의 변화가 있었어요. 처음에 샘플을 활용한 음악을 접할 때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그러니까 조금은 ‘쉽게 할 수 있는 음악’을 쫓았다고 할 수 있어요. 이 도구들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정말 30분 정도면 뚝딱 음악을 만들겠더라고요. 그즈음에서 한번 현타가 온 것 같습니다. 쉽게 할 수 있는 영역을 찾다가 그다음에는 다시 거꾸로 이 안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어요. 비슷한 종류인 것 같지만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것. 그러니까 다시금 어떻게 어렵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나의 ‘캐릭터’를 찾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뮤지션으로서의 아이덴티티라고 할까요, 캐릭터를 설명해주신다면요?

정작 맞지 않는 대답일지 모르겠는데, 내가 하는 음악이라는 것에 지나친 의미 부여가 되기 시작하면 참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음악 작업에는 ‘자유’라는 것이 참 중요한 요소인 것 같거든요? 남들이 이미 많이 테스트해보고 경험해보고 이것이 좋은 소리라고 정리된 것을 따라가지 않고 내 뜻대로 나만의 어려운 방법, 나만의 ‘안 좋은 소리’를 찾아보는 작업이요. 그럼 사실 어느 정도 이 음악을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저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이라던가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부담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서 소리와 리듬 자체에 취해볼 수 있죠.


음악 생활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본업과는 별개의 작업으로 하시면서 그럼에도 계속해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원동력이 있을까요?

쉽게 말하자면 아까웠어요. 우선은 밴드 생활이라던가 나름 내가 음악을 하겠다고 연습하고 보냈던 시간이 아까웠고요. 또 아까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했는데요,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장비들이 아까웠습니다. ‘나 이제는 음악 안 해’라는 말을 한다는 것이 부끄러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아까운 것들을 어떻게든 활용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시간, 이 장비들. 더 썩히지 말고 일단 해보자. 계속해보자. 쉽게도 해보자.


활동 방식은 아무래도 주로 공연을 많이 하시나요?

어떤 활동에 좀 더 무게를 싣는다거나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계속 작업을 해나가다 보면 만들어지는 것들이 있으니까 음반으로 엮어서 발매해보자. 음반이 나왔으니까 그럼 함께 모여서 공연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활동 자체도 조금 부담을 갖지 않고 기회가 만들어지는 대로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솔로 활동 외에도 여러 가지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비트씬에 관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드웨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음악도 발표하고. 모여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대해서 영상으로 결과물을 남기기도 하고요.


Noisoom은 올 한 해 계속해서 ‘노마디즘’이라는 키워드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주신다면요?

틀을 깨고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저는 또 다른 면에서 내쫓기는 무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소음(노이즈)이라는 것이 꼭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사실 늘 주변에 계속 있는 것들이에요. 그런데 그것이 소음이라고 인지되면 내쫓아버리는 것이죠. 소음이 내쫓길 때 틀이 부서지고 나 자신이 확장된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점에서 결국 소음은 ‘원래 있는 것 – 네이티브’인데 틀을 깨고 나간다고 하는 행위는 이런 점에서 능동적이기도 하지만 수동적이기도 한, 그러니까 그냥 그렇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애써서 해내야 하는 과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냥 사춘기를 겪고 성장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한 거죠.




아티스트 LO_G의 Noisoom 공연 보러가기 :

https://youtu.be/AzomGejK6ng?si=9jhz3bDgYWTPRR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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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 Critical Listening Community

https://www.instagram.com/clc_noisoom/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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