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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키 May 11. 2023

천사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안녕, 나의 천사, 사랑하는 우리 아들


오늘은 네가 살아가는 순간에 만나게 될 '천사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단다. 나는 언제, 어느 곳에 가든 '좋은 사람들(=천사들)'을 만난다고 믿고 있어. 천사라는 표현이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그 외의 표현은 아직 생각할 수가 없네. 그리고 나의 꾸러기 천사인 너도 어딜 가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거라는 믿음이 있지. 엄마는 그걸 이미 목격하고 있어. 너의 데이케어 선생님들, 프리스쿨 선생님들, 학교 친구들, 놀이터에서 만나는 친구들, 우리가 여태껏 만나온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했단다.


하지만 때로는 '저 사람이 나에게 왜 저러지?' '저 사람이랑 같이 있기 싫어' 라거나. 때론 이 정도를 넘어 어느 사람이 싫고 미워지는 순간들도 있을 거야. 살아가다 보면 그렇게 느끼는 건 정상이고 또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정상이란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너무 노여워하지 않고 그 사람이랑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참 좋겠어. 엄마는 그걸 몰라서 나한테 막 대하는 사람을 무진장 미워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을 험담하고 다니고 그랬거든. 그런데 그 험담하고 노여워하는 에너지가 엄마의 내면의 시들게 만들더라고. 그리고 그 관계 때문에 몇 년을 힘들어하기도 했었어.


너도 자라면서 그런 과정을 겪고 체험하고 느끼고 깨닫는 너만의 배움의 길이 있겠지만. 미움이나 시기, 질투, 분노, 노여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들에 너무 오래도록 빠져있지 않았으면 해.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경험이 너의 주변의 천사들을 알게 하고,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더 뜨겁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테니. 부정적 감정을 벗겨내면 천사들의 사랑과 너의 사랑의 빛만이 보일 거야.


사람은 절대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단다. 그리고 아주 작은 인연조차도 우연인 것 같아 보이지만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단다. 그러니 네 삶이 시련과 같다는 느낌이 들 때엔, 혼자서만 너무 힘들어하지는 말고 도움을 청하기도 해 보고 누군가의 품에서 울어보기도 하렴.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과 감사와 사랑과 축복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작은 천사, 엄마가 늘 사랑하고 축복한다.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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