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아니라 폐렴이라고?
간호사 엄마와 집에서 함께하는 폐렴 극복기
숨을 쌕쌕거리는 아이의 상태를 체크하면서 응급실로 운전해서 가는 15분이, 1시간 같았다.
응급실에 도착해 아이가 호흡곤란이 있는 걸 알리자 간호사들은 신속한 상태 확인에 돌입했다. 천식이 있을 때 들을 수 있음 쌕쌕거리는 호흡음(*천명음), 호흡수가 1분에 50회 이상 (만 3세 아이 정상 호흡수 분당 22-34회), 호흡 곤란이 있을 때 볼 수 있는 콧구멍 벌렁거림, 명치 쪽이 푹 들어가고 배가 볼록 나오는 가슴의 함몰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지체 없이 바로 응급실 방이 배정되었다.
*산소포화도, 심박동 수, 호흡수를 체크하는 모니터를 단테에게 연결했다. 간호사와 의사가 들어와 아이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숨소리를 먼저 체크했다. 이때 의사에게 미리 천식이나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 가족력을 미리 파악하고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된다.
일단 아이의 호흡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일 순위이므로 의사는 바로 스테로이드와 *네뷸라이저를 처방했고 신속하게 모든 것이 끝났다. 폐렴일 가능성이 있어 엑스레이도 찍어야 하고, 상태에 따라 입원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신이 혼미했다. 힘든 아이도 걱정도 되고, 입원하면 당장 출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깜깜했다. 하지만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스테로이드 투여와 네뷸라이저 후, 호흡이 한결 편안해진 아이는 침대에 누워 팔베개를 하고 다리를 꼬고 디즈니 만화를 보며 낄낄거리고 웃고 있다.
엑스레이 결과는 경미한 폐렴. 다행히 입원할 정도는 아니라 스테로이드, *벤톨린 퍼프, 항생제 10일 치를 처방받고 4시간 만에 드디어 병원을 빠져나왔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수술 후 폐렴 예방 간호였기 때문에 폐렴 케어에는 자신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가슴을 두드려서 폐에 붙은 가래를 떼준다. 이때 엄마 손을 동그랗게 컵처럼 만들어 가슴 앞 전체, 옆, 뒤를 1초에 3번 속도로 두드려준다. 그런데 아이들마다 흉부 두드리기를 싫어할 수 있으니 재미있게 하는 방법은 인디언밥 놀이하듯이 아이와 장난치면서 인디언~ (할 때 양손으로 두구두구 두드려준다) 밥! 해주면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꼭 필요한 활동은 심호흡하고 스스로 기침을 해서 가래를 배출해주는 것인데. 폐렴 케어에 자신 있는 간호사 엄마면 뭐하나? 만 3세 아이를 데리고 어른이 하듯이 심호흡을 시키니 당. 연. 히 협조가 안됐다. 그래서 아이와 재미있게 놀이처럼 심호흡 놀이를 해줄 방법들을 찾았다. 이 중 단테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물을 넣은 컵에 빨대를 넣고 부글부글 부는 것과 입으로 후하고 불면 삑 소리가 나는 파티 피리이다.
이런 심호흡 놀이들은 아이의 폐 운동을 도와 빨리 회복이 되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심심한 집콕 생활 중에 재미있게 놀이로도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활동들이다. 아이가 컨디션이 괜찮다면 산책을 하는 것도 폐 운동이 된다. 그래서 중간에 공기 좋은 공원으로 가 단테와 함께 산책도 하고 산책하면서도 인디언밥 놀이를 해주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단테는 9일 만에 폐렴에서 완전히 회복하여 학교 생활로 정상 복귀할 수 있었다.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은 코로나 시기에 더 위험하다고 느끼게 된 질병이다. 그래서 과도하게 겁을 먹기도 하는데, 폐렴이나 기관지염 진단 후, 약물 처방을 받고 집으로 왔다면 아이가 함께 심호흡 놀이로 이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해주면 좋을 것이다. 심호흡은 특히 심신 안정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줄 뿐만 아니라 가정보육의 부담을 잠깐이라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집에서 아이와 놀이처럼 하는 심호흡 운동 정리>
(아이가 너무 피곤해하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는 경우라면 하지 마세요)
✔️빨대로 물 부글부글하기 ✔️풍선불기 ✔️휴지 불기 ✔️호루라기 불기 ✔️비눗방울 놀이 ✔️바람개비 불기 ✔️인형을 배 위에 올린 다음, 숨을 들이마시면서 인형이 위로 올라오도록 만들기 ✔️파티 피리불기
간호사 맘의, 이해가 쏙쏙! 의학용어 풀이 사전
*천명음 : 감염이나 알레르기에 의해 목구멍이 부어올라 좁아지면서 정상적인 호흡이 곤란해질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숨소리가 쌕쌕거리는 거리는 숨소리가 들린다.
*산소포화도 : 혈액 내 산소량을 측정해 '산소가 우리 몸에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일반적으로는 95~100%가 정상이며 90% 이하면 저산소혈증이라고 한다.
*네뷸라이저 : 약물을 직접 콧속, 목, 기관, 기관지에 닿게 하여 염증이나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방법을 말한다. 흡수가 빠르고 환자에게 고통 없이 쉽게 실시할 수 있으므로 널리 쓰인다.
*벤톨린 퍼프 : 급성 천식 및 만성 기관지 경련의 처치 제이다. 천식 환자들이 천식의 관리를 위해 휴대할 수 있는 흡입기. 입에 대고 용기 안에 들어있는 약물을 추진제로 췩 쁨어 기도를 열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