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솔이 에세이 『게을러도 여행은 하고 싶어』 (키효북스, 2021)
책 표지의 부제목을 살피는 습관이 있는데 “여기서 행복할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겠다”라고 쓰여 있다. 이 책을 읽으면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겠다.
제3회 브런치 출판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하였다. 다정하고 울림이 있는 글을 쓰고 싶지만 자꾸만 유쾌하고 귀여운 책을 쓰고 그리게 된다. 730일의 부부 세계 여행 중 출판사를 차리고 싶어 여행을 접고 귀국했다. 그 후 남편과 함께 ‘누구나 작가가 되는 곳’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를 만들어 출판 기획자로 살아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 『적당히 불편하게』가 있다. - 작가소개에서
삶은 바쁘고 읽은 책은 쌓여가고, 어디서부터 읽을까 고민하다가 거꾸로 후입선출법을 활용한 책 읽기를 하기로 했다. 방학 동안 에세이 수업을 수강 신청한 김한솔이 작가님의 책을 주문했었는데,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쾌재를 불렀다. 세계 여행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즐겁게 만화로 그리고 유쾌한 내용으로 써진 책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며 내게도 기쁨이 들어찼다.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쓰는 김한솔이 작가, 스몰웨딩으로 예산을 아껴 세계여행을 떠나는 과감함. 중간중간 <보너스 만화>에서 실제 여행에서 필요한 꿀팁을 볼 수 있다. 여행지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정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지만, 마음먹고 떠난 여행은 자유롭고 즐겁다. 결혼한 부부가 함께이기에 두려워도 힘들어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방콕, 태국, 라오스, 메콩강 등 경제적인 코스를 선택하고 방법을 찾아보는 동행 길에서, 각자 잘하는 것을 하면서 역할을 담당해 기꺼이 즐겁게 처리해 나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지나온 여행을 돌아보며 그들만의 여행 방법을 터득해 간다. 계획했던 여행일정을 모두 지우고 마음 내키는 대로 여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외친다.
“어디를 가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 게 중요한 우리! 이제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두렵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의 힘일까? 아무래도 함께하는 동행의 힘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어려움도 즐거움도 함께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의 힘.
최대한 아껴 쓰고,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등 지혜롭게 경비를 아끼고 마련하고 도전하는 모든 모습이 도전이고, 모험이겠지만 의지할 사람과 함께 힘을 모으면 어떤 고비도 넘길 수 있다는 것도 배우는 책이었다.
에필로그 「12문 12 답」에서
11. 만화로 그린 에피소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셨나요?
여행지 소개보다는 여행을 통해 변해가는 저희 부부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에피소드로 꼽았어요. 나도 몰랐던 나를 찾아가고, 여행의 진짜 의미를 고민해 보고. 성향이 다른 두 명이 이해해 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 봤습니다.
생활을 정리해 세계 여행이라는 다소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삶의 무대를 기꺼이 세계로 옮길 수 있는 대담함이 부럽다. 키만소리(김한솔이)와 효밥(김효섭) 님이 앞으로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기원한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해, 나를 찾는 것이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삶에서 배워가야 할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사진과 함께 그림을 그린 부분들도 정말 멋있었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너무 부럽다. 삶의 행적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고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출판사를 운영하는 작가의 삶도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