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은 나는 할 일을 미루지 못한다.
서둘러 일을 해버리면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찌 된 일인지 그 작은 틈바구니로
또 다른 일이 생겨서 늘 바쁘다.
한날한시에 같은 곳에서 결혼한 것 말고는
거의 공통점이 없는 남편은 매사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느라 뭔 일을 안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성격이니
애먼 나만 종일 동동거리고 쉴틈이 없고,
남편은 유튜브 돌려대는 것이 일이다.
마음 놓고 하소연할 수도 없는 것이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불도저처럼 완벽하게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똑같이 할 일이지만 한 사람은 미리 끝내 놓고 다른 일들까지 맡아하느라 늘 바쁘고 한 사람은 태평스럽게 놀다가 한꺼번에
몰아서 한다는 것이다.
할 일을 놓아두고 어찌 그리 태평하냐...
나중에 하면 되는데 뭘 그리 애를 태우냐...
맞춰지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말들이 30년 가까이 오가지만, 누가 옳은지 결론이 나지 않기에 서로를 포기하고 '당신은 그런 사람'으로 한 발 떨어져 생각하는 여유도 생겼다.
데일 카네기는 [걱정을 멈추고 즐겁게 사는 법]에서 '카렐 공식'에 대해 정의했다. "가장 나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먼저 정신적으로 받아들이고 침착하게 집중하여 문제를 해결하면 걱정의 근원을 지울 수 있다."
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적으로 행동하고, 남편은 일이 생기면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이 삶의 방식을 결정한 것 같다.
자잘한 것들은 내가 해결하고, 큰 일은 남편이 해결하고 이리 생각하면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 네 번째 동시집 [진짜 진짜 궁금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