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의 일

by 민휴

해님의 일



산 고개 넘어가며

슬며시 오솔길

물들여 준다


하늘과 산등성이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해님이 마지막 힘 다해

그리는 그림


조심해서 내려가라고

펼쳐 놓는다


해님은 말없이

착한 일 한다는 것

나도, 알고 있지만


집뒤에 있는 산을 내려오다 만난 노을이다. 늦은 산행으로 어두워지기 시작한 산에서 노을은 반갑다. 다치지 말라고 해님이 보내 준 선물이다. 조심히 길을 더듬어 하산한다. 해님의 안간힘 덕분에 붉은 노을을 얻었다.


* 다섯번째 동시집 [나도, 알고 있지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