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는 어서 육십이 되었으면 했는데 벌써, 팔십이 되었다고 하네요. 살아온 삶을 어디다가 그림으로 그리라고 해도 특별히 그릴 것도 없는데, 이렇게 모두 오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내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주들 서로 우애하고 건강하니 이것이 제 복인가 싶습니다."
최덕순 여사님은 팔순연에 모인 손님들 앞에서 말씀하셨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애정 담아 빠짐없이 거론하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말씀을 잘하신다고 사회자도 탄복했다.
평생 현모양처 어머니의 보필을 받으셨던 아버지도
"없는 집안 5대 종손으로 시집와 집안 일으키고, 자손 번창하고, 시어른 세 분을 병시중에 12남매 대가족 화합하고 최덕순 여사가 아니면 아무도 해내지 못할 일입니다. 내가 아직까지 건재하게 바깥활동을 하는 것도 모두 최덕순 여사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버지의 울먹이는 말씀에 어머니도 우리도 눈물을 훔쳤다. 화목한 대가족의 중심에 어머니는 거목으로 서 계셨다.
더 이상 무어라 덧붙일 말을 찾지 못할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