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두 여성 작가의 위대한 작업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 『자기만의 방』(민음사, 2021)를 읽고

by 민휴


버지니아 울프는 1882년 런던에서 태어나 당대 최고 수준의 지적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티,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으며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정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평화주의자로서 전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왔던 울프는 1941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신 질환의 재발을 우려하여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_ 작가소개 전문




옮긴이 이미애

현대 영국 소설 전공으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교에서 강사 및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조지프 콘래드, 존 파울즈, 제인 오스틴, 카리브 지역의 영어권 작가들에 대한 논문을 썼고, 옮긴 책으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등대로』, 조지 엘리엇의 『아담 비드』, J.R.R. 톨킨의 『호빗』, 『반지의 제왕』(공역).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 『톨킨의 그림들』, 토머스 모어의 서한집 『영원과 하루』, 리처드 앨틱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랑』 등이 있다. _ 옮긴이 소개 전문




작가 버지니아 울프와 옮긴이 이미애 작가님에 대해 전문을 올리는 이유는 좀 더 자세하게 안내하고 싶어서다. 너무 훌륭한 두 작가들에 대해 덧붙일 말이 사족이 아닐까 싶다. 더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앞으로 두 작가님의 책들을 더 찾아서 읽도록 하자고 다짐해 본다.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제안받고 이틀 동안 생각했던 내용이라고 말하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버지니아 울프는 강연해 나가는 과정이 상상이며, 이 상상을 들려주면서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이해를 돕는다.



자기만의방2.jpg



여성은 돈을 벌 수 없었고, 돈을 소유할 수도 없었다. 영국에서 기혼 여성이 재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된 ‘기혼 여성 재산법’이 통과된 해는 1870년이다. 주디스 셰익스피어라는 셰익스피어의 누이동생을 상상으로 등장시켜 당시 여성의 삶을 상상해 간다. 오빠와 비슷한 재능을 가진 여동생은 오빠처럼 교육을 받지 못한다.



여성 작가들의 등장을 이야기한다. 여성 자신을 비관하고, 현실에서 규정되는 상황에 분노했으며, 한탄한 글들을 소개하며 그들의 처지를 설명한다. 여성 작가들의 글을 소개하며, 충분히 넘치는 그들의 자질과 지속적으로 글쓰기를 하지 못하는 상황들을 소개한다.



자기만의방4.jpg



가상의 여성 작가가 글을 써 나가야 할 환경과 능력을 추론해 본다. 결론은 그녀에게 100년을 더 주기로 한다. 그녀에게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를 주자고 말한다.



나는 여성 작가들을 존경하고 좋아한다. 아무리 뛰어난 남성 작가도 여성의 뒷받침과 도움이 없이는 좋은 작품을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여성 작가들은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서 가족을 건사하고, 온갖 집안일들을 헤쳐나가면서도 글에 대한 열망으로 자신의 혼을 짜내서 글을 쓰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기만의방5.jpg



책 속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한숨과 답답함과 남자 작가들을 향한 냉소가 낱낱이 전달되었다. 1882년생인 작가가 평생 정신질환을 겪었다는 것에서 당대 여성 지식인으로서의 깊은 고뇌가 느껴진다.



버지니아 울프가 주장한 여성에게 자기만의 방과 글쓰기 이외의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에 영향이 없이 글쓰기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여성들에게 주어진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