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하게 보고 들리던 많은 것들이
하나의 점이 되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행복의 울타리라 생각했지만
잊고 있던 어두운 그림자였다.
꾀나 잔잔하고 고요한 그 점의 둘레에 앉아
그저 미소 짓는다.
눈과 귀가 멀고 피부의 촉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만을 기다린다.
시커먼 어둠이 하찮은 나의 몸뚱이를 삼켜 죽음으로 몰아가는 삶의 끝자락을 상상하지만
어떠한 감각도 느낄 수 없는 아름다운 현실을 마주할 것이다.
그토록 두려움에 치를 떨었던 순간이
그토록 기다렸던 모든 게 사라지는 아름다운 순간으로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다.
그리고
그저 미소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