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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하 Oct 22. 2016

가을날, 부암동

엄마랑 나들이 갔던 부암동, 데미타스

자주 가는 곳이 아니어도 마음에 훅 들어오는 곳이 있다. 내겐 부암동이 그랬다. 

어쩌다 엄마와 부암동으로 나들이를 간 적이 있다. 꼭 부암동일 이유는 없었지만 게다가 잘 알지도 못하는 동네지만, 그냥 유명하길래 다들 좋다길래. 그리고 왠지 우리 스타일일 것 같길래, 무작정 버스를 타고 부암동에 갔다.


소문대로 매력적인 골목들이 구불구불 뻗어 있었다. 다만, 초심자에겐 너무 어려운 미로 같았던 것이 함정. 평소 같으면 그냥 무작정 이곳저곳을 누볐을 테지만, 굽이치는 길을 걷기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골목맛만 살짝 보곤 돌아서 나왔다. 나뭇잎과 열매 사이로 햇빛은 쏟아지고, 하늘하늘 바람이 부는 날씨라,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리고 찾아온 곳. 큰 길가 2층에 있는 데미타스라는 카페다. 정돈되지 않은 듯 어수선하지만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있는 게 꼭 일본 영화에 나오는 가게 같다. 


엄마와 나는 자몽에이드와 시원한 라떼를 시키고 수다를 떨었다. 주방이 오픈되어있다 못해, 아예 나와있었다. 친구 집에 놀러와 거실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기분으로 음료를 기다렸다. 주인아저씨는 분주하게 음료를 만들었고, 나는 다음에 또 이곳에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바람은 조금 햇빛은 넉넉히 들어오던 데미타스의 창가. 그날 엄마와 무슨 얘기를 했던가, 사진을 보고 곰곰이 돌이켜본다.

식사 메뉴도 꽤 맛있어 보였다. 다음엔 밥을 먹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해놓고 아직도 못 갔다. 겨울이 오기 전에 한 번 더 부암동으로 나들이를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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