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기억이 내게 남긴 책임

부마민주항쟁을 기억하며

by 민힐러

나는 10월의 바람이 불 때마다 늘 마음이 조금 흔들린다.

역사의 기억 속에서, 그 바람은 언제나 뜨겁고 차가운 감정을 동시에 데려온다.


부마민주항쟁.


1979년의 부산과 마산 거리에는 자유를 외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 함성은 두려움과 용기가 함께 뒤섞인, 시대의 진동이었다.

나는 그때를 직접 겪지 못한 세대지만,

그 이야기는 늘 내 가족의 기억 속에, 그리고 도시의 공기 속에 남아 있었다.


아버지의 젊은 날은 불안했다.

시민들이 체포되고, 거리의 소리가 갑자기 사라지던 날,

아버지는 “그때 하늘이 참 낮았어”라고 말하곤 했다.

그 한마디에 담긴 두려움이 어린 시절 내게도 전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그 시대의 사람들은 ‘희망’을 품었다.

무서워도 침묵하지 않았고,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붙잡았다.

그 희망이 결국 세상을 조금씩 바꾸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어쩌면 그때의 용기가 내 안에도 조금은 스며든 것 같다.

살면서 나 역시 불안과 두려움을 여러 번 마주했다.

삶의 터널 속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나는 부마항쟁의 그 이름을 떠올렸다.


‘자유는 멀리 있지 않다.

두려움을 마주하고 한 걸음 내딛는 그 순간에 있다.’

지금의 나는, 그 역사 속 사람들처럼

작은 목소리라도 세상에 남기고 싶다.


글을 쓰는 일은 나에게 또 다른 방식의 항쟁이다.

침묵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다짐.

그것이 10월의 기억이 내게 남긴 책임이자,

오늘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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