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선명해졌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한 번에 들고일어나서 어지럽고, 서서히 가라앉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무엇이 나를 누르는지 바라보기 마주하기 싫어서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그리고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일어나는 일상. 큰 문제가 있진 않다. 다만, 내가 눈을 감은 사이, 그 문제를 직면하지 않은 사이, 내가 어디를 떠돌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자꾸 두리번 된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멘토 코치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코치님~ 잘 지내시죠? 요즘 어찌 지내시는지 궁금해요. 직장도 어떤 과정에 있는지 궁금하고요. 코칭으로 한 번 만나요. 전 명절에 별일 없어서 코치님 편한 시간에 만나요"
1년 전 나는 KPC 자격시험을 앞두고 일주일에 한 번씩 멘토 코칭을 받고 있었다. 마침 새로운 회사에 출근했고, 한숨이 섞인 나의 이야기에 코치님이 물었다.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그 회사가 어떤 의미로 남았으면 좋겠어요?"였다. 나는 고민을 하다가 "징검다리"라고 답했다.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는, 다른 종류의 회사를 경험하는, 개인으로서 더 겸손해지고, 시야가 더 확대되는 그런 징검다리로서의 시간을 원했다.
그리고, 벌써 1년이 지나, 그때의 미래는 지금이 되어 있었다.
이번 코칭은 한 시간 반을 훌쩍 넘겼다. 말하면서 내 안에 엉켜 있던 생각들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막연했던 일들이 몇 가지 공통된 키워드로 묶였다. 즉흥적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이해", "연결', "시너지", "성장" 키워드로 움직있는 것을 알아채기도 했다.
멘토 코치님이 "과거의 어떤 경험들이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영역으로 나를 이끌었는지"를 물었을 때는 마음이 울렁거렸다. 좀 더 고민하면 또 다른 답이 나왔겠지만, 두 가지가 먼저 떠올랐다. 호스피스에서의 시간과 스타트업에서의 경험. 그리고 그때 가고자 했던 방향과 그 선택이 내게 준 선물에 대해서도. 사실 내가 '방황'이라고 생각했던 요즘의 일들은, 오히려 계획했던, 바라왔던 방향이었던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물론 내 마음을 선명하게 보게 되었다고, 얽힌 생각이 풀렸다고 해서, 이것이 끝은 아니다. 아직도 내 마음엔 아찔한 어지러움이 일부 남아있다. 그래도 이 방향이 맞나 고개를 흔들고 있진 않아도 되는 것만큼은 기쁘게 받아들이고 싶다.
코칭 끝날 무렵, 멘토 코치님이 따뜻하게 말해주셨다.
"저는 믿어요. '바람'이라는 게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나를 데려가는 가장 큰 동력 중에 하나잖아요. 내가 열 걸음을 걷든 스무 걸음을 걷든, 결국 바라는 바에 가까워지는 거예요. 분명, 거기 가 있을 거예요."
그럼요, 코치님. 덕분에 오늘 제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졌어요. 그 힘으로 몇 걸음 더 걸어가 볼게요.
역시 마음이 어지러울 땐, 코칭이 힘이라니까.